책│머│리│에 문학지 만드는 재미 오하룡 이번 호에는 뜻밖에 재미있는 소설 한편을 만난다. 도리천 스님의 신작 체험소설이 그것이다. 도리천 스님은 이미 중견 시조시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동시를 재미있게 쓰는 아동문학가로 잘 알려져 있다. 나는 그가 산문 능력이 비상함을 이미 지난번 그의 문학선집 『코스모스 꽃씨를 받으며』를 만들며 거기에 든 산문을 읽고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꾸준히 산문을 쓰고 있으리라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소설까지 쓰고 있을 줄은 미처 짐작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소설을 보내온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도리천 스님과 그의 거처에서 단둘만이 마주하고 독백을 듣는 심정으로 참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소위 비평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본다면 부질없는 잣대로 온갖 할 소리 안 ..
책│머│리│에 양심과의 대결 오하룡 겨울도 중반에 들어서고 있다. 이제 곧 봄소식이 들릴 것 같은 시점에 겨울호를 만들고 있다. 양심이 비틀거림을 느낀다. 약속은 계간이나 그 계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니 그런 것이다. 동화작가 최미선이 멀리 원주의 토지문화관을 다녀온 것이 지난 여름인데 그 기사가 이제 나간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당위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너무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도 박경리 선생과 그 따님인 관장의 승낙을 받아놓고 이 모양이니 그분들도 아마 기다리기 지쳐 있을 터이니 도리가 아니다. 이밖에도 원고를 일찍 보내온 분들이 많다. 좀 당겨낼 욕심으로 여름 가을호가 나오자마자 독촉을 해댔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고향을 떠나 한동안 소식이 없던 정시운 시인은 최근 신작을 통 볼 수 없었다. ..
책│머│리│에 박재삼 시인, 고향 사천에서 다시 환생을 준비하다 오하룡 박재삼 시인을 이제 사천 시인이라 불러야 한다. 그의 고향 삼천포가 사천시로 편입되어서다. 그렇다고 삼천포가 어디로 간 것도 아니고 그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그 자리에 그냥 있다. 그렇다면 그냥 삼천포로 써도 안될 것은 없다. 그러나 이왕 행정구역이 그렇게 개편되고 그 지역 전체를 사천시로 부르는 마당에, 제한된 지역을 말하는 것보다 보다 넓은 지역을 포함하는 지역 명을 쓰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재삼 시인을 기념하는 사업을 벌인다면 사천시민 전체의 호응이 더 요긴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박재삼 시인 4주기를 맞는 6월 8일을 기하여, 그를 기리는 기념사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나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