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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창조적 용기의 여정
민창홍 시인·경남문인협회장
계간 《경남문학》 봄호 발간이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내놓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40년 가까이 이어온 계간지가 결호 없게 발간된 것에 의미를 두었습니다. 5월까지는 봄이라고 우기면서 저간의 어려웠던 점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경남문협 회장 이취임식을 1월 초에 3·15아트센터에서 하였습니다. 정기총회 자리가 아닌 별도의 자리에서 취임식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다소 형식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800명의 회원을 거느린 경상남도문인협회의 위상을 생각할 때, 이임하는 회장의 소회도 듣고 취임하는 회장의 각오도 들어보는 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정기총회 자리는 너무 복잡하여 짧은 인사로 대신하기에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21대부터는 타 시도의 문인협회처럼 정식으로 이·취임식을 통하여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총회 때에는 도민과 함께하는 문협을 만들겠다고 출마의 변을 말씀드렸습니다. 경남문학제 등의 행사와 경남문학 신인상 공모를 도내 매체에 적극 홍보하고, 찾아가는 문학 세미나를 통해 지역 홍보 및 문학의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계간 《경남문학》을 도내 자치 단체장에게 배부하여 민원실에 비치하도록 하고 독자란을 신설하여 도민 참여의 폭을 넓히도록 하며, 경남문협 회원의 권익보호를 위해서 힘쓰고 좋은 작품을 쓰는 회원이 우대받는 풍토를 마련하고, 정기적인 국내외 문학기행을 기획하겠다고도 하였습니다.
경남문협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문단의 연령층은 높아지고, 사무처에서 일할 처장과 국장, 차장 등 젊은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젊은 문인들을 발굴하고 경남문단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경남문학관 이전 모색과 운영에 관한 계획도 장기적으로 마련하고 메세나 기업 또는 경남지역 업체와의 MOU 체결 등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여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진단과 답도 찾아가고 있습니다.
큰 포부를 가지고 출발한 21대 집행부는 처음부터 벽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도에서 경남문협과 경남문학관 예산 편성이 되지 않아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이 모두 공모사업으로 전환되어 금년부터 경상남도에서 내려주던 각종 예산이 경상남도문화예술진흥원 공모사업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또 문학관 예산은 창원시에서 받으라고 하고 창원시는 도에서 편성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다는 답변에 답답하였습니다.
3개월 동안 집행부는 예산 확보를 위해 공모사업 신청과 심사위원 인터뷰 면접에 임하는 등 최선을 다하였으며 문학관 예산 확보에도 도와 시를 수시로 방문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문님을 비롯한 회원님들의 기도와 성원으로 예년과 같은 예산을 확보하였습니다.
계간 《경남문학》은 지난해 지원받은 보조금 감사에서 단일사업 2,000만 원 이상의 경우에는 입찰을 해야 하는데 분리하여 입찰 없이 진행되었다는 감사 결과 통보를 2월에 받았습니다. 반드시 입찰을 통해 출판사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경남문협 단체를 등록하고 과업지시서와 공고문을 작성하여 입찰하였으나 2차례 유찰된 이후 출판사가 드디어 결정되었습니다. 입찰 조건에 《경남문학》 발간을 350페이지 내외로 하는 까닭에 앞으로 수록 작품 수도 제한이 있을 듯합니다.
경남문협의 재정은 현재 상당히 어렵습니다. 문예진흥원에서는 실무자 교육을 통해 정부 지원금 법이 강화된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반드시 규정에 맞게 사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융통성은 전혀 없습니다. 4월 말까지 경남문협의 모든 사업에 대하여 사전에 자부담 액수를 통장에 넣어 지원금을 신청하게 되어 있고 연말에 회계감사를 받아 정산하게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는 협회가 자구 노력을 하지 않으면 지원금 받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회원님들께 회비 자진 납부 부탁의 서신도 보내드렸습니다.
시대에 따라 지능지수가 강조되기도 하고 한때는 감성지수, 관계지수가 강조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역경지수AQ가 강조되고 있답니다. 회복 탄력성이 강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내용입니다. 탱탱볼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그 이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21대 경남문협의 첫 행사가 계간 《경남문학》 봄호를 발간하는 일인데 돌아보면 참으로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책 없이 달려드는 투우처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고 책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이 아닌 우리는 문학을 하는 지성인입니다. 일에는 절차가 있고 규범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문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지원금을 받는 경남문협을 생각하면 절차에 맞는 과정의 역경을 이기고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야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첫발을 떼었습니다. 부족함이 있더라도 이해하시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차례
내 문학 인생–추억의 사진 한 장
10 양미경
11 하 영
권두언
12 창조적 용기의 여정
기획특집
18 〈체질시학〉 서설序說
이형우 시인, 성결대 교수
추모특집
34 인공지능기술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되살릴 수 있다면!
장경렬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집중조명•구자운 수필가
48 연보
50 작가노트
52 대표작 쉰 술〔食醋〕 할머니 외 1
60 신작 딸 나무
65 평설 주제의식에 나타난 바이오필리아 효과 윤지영
지난 계절의 작품 다시 읽기
80 시 육화된 문장의 울림 남상진
89 수필 대비 구조를 활용한 수필 작법 대한 소고 강천
97 아동문학 시대와 사회 현실이 반영된 작품 백혜숙
이 작가를 주목한다•박귀영 수필가
106 인터뷰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캐내는 부지런하고 눈 밝은 작가 윤미향
116 대표작 전나무 숲길에서 외 1
122 신작 거장의 시선을 따라가며
회원작품
시
126 강미혜 부탁
128 강 숙 삼각김밥
129 곽병희 바람의 행로
130 금동건 소나무
131 김근숙 문 바르는 날
133 김무영 언덕길에서
135 김미정 날씨의 예의
137 김민영 강물처럼
139 김민철 무학산
140 김병수 풍경風磬소리
141 김수부 겨울 오동나무
143 김승강 쿵
144 김연희 그를 애도하는 질문
145 김용권 불장난
147 김인혁 가을
149 김정수 당신의 유산
151 김홍선 사유의 시간
152 류재상 하늘이 옷을 벗을 때
154 민영목 몽당연필의 사유
155 민정순 따뜻한 모서리
156 박기원 외계어外界語
158 박선해 삶의 불문법, 그 도래지
160 박수영 거울
161 박인숙 붙잡히다
163 박일춘 슬픈 자화상
164 박태현 방장산에서
165 배순조 두물머리
166 서연우 까마귀
168 손윤금 술값
169 양 곡 동지冬至 무렵
170 윤덕점 아무리 꼬드겨도 얼굴에 칼 댈 생각은 없고
172 이광석 다시 마산바다에 서서
173 이미화 공갈 신발
175 이신남 목련 필 무렵
176 이영자 호미가 아는 것들
177 임채수 부산 송정 해수욕장에서
179 장정희 무심코
181 정삼희 곶감
182 조경석 후미진 폭포에서
183 조수환 순간접착제
185 조 준 둥지
186 주향숙 잠
188 차순이 꽃피는 소리
189 차영한 무게는 어디에 있는가
192 하미애 해고통지
시조
194 강경주 비 온 뒷날
195 강병선 불청객
196 김윤숭 시조집
197 김차순 그것 참, 난감하네
198 김하정 산수유
199 김현길 우리 이순신
200 백서연 소리재
201 안정애 섬, 꽃밭
203 이숙자 난
204 제민숙 아플 때마다 마음이 자랐다
206 허상회 혈압약
동시
207 동심철수 푸른 햇살
동화
208 김철민 어린이날 만세
215 임신행 곰배령 눈밭
수필
223 강미나 열 개의 눈
227 강현순 그곳에 또 가고 싶다
231 김도원 선택
236 나갑순 정신의 영토
240 나순용 열세 살짜리 아이
244 박혜원 아름다운 집
248 서정욱 가슴에서부터 먼저 피는 희망의 꽃
252 양연규 가시
256 여용철 새벽길
261 윤용수 독백의 겨울밤
264 임정임 미열
267 한판암 시월의 마지막 밤
찾아가는 경남의 구비문학
272 하동군 진교면 지명 이야기와 민다리 전설
박태성
회원주소록•285│경남 문단 포스트•325
경남문협 회비 납부 안내•326│경남문학관 후원 안내•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