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인선
경남시인선 145 김현길 시집 <두고 온 정원>
gnbook
2016. 5. 27. 13:18
누가 나에게 왜 시를 쓰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말은 없다. 그냥 운명처럼 쓴다고 할까.
나의 시는 돌탑을 쌓는 심정으로 썼다. 수석인들이 좋은 돌을 찾아 전국의 산천을 누비듯이 시어를 찾아 열심히 내 영감의 강가를 뒤적였다. 탑을 쌓을 적에 아래쪽 돌은 크고 반듯한 것을 놓았고 그 다음으로 모양과 크기를 맞추어 차근차근 쌓아 나간다. 밑돌이 오랜 세월을 거친 이끼 낀 돌이면 윗돌도 그에 맞춰서 이낀 낀 돌을 놓았고, 만약에 이끼 낀 돌이 없어 최근에 채석장에서 깨어져 나온 새 돌을 놓았다 치면 순수 우리말에 꼭 외래어를 섞은 것 처럼 조화가 맞지않을 것이 분명하다. 모양도 같아야 하지만 색깔과 풍기는 향기마저도 같아야 한다.
-시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