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인선 213 / 김무원 시조집 <그림자 꽃춤>
│시인의 말│
욕망의 성취를 위해 누구나 매진한다. 걷지 않고 뛰어야만 앞선다고 경쟁이 치열하다. 뛰는 자는 옆이나 뒤를 돌아볼 틈이 없다. 앞만 보고 내닫는 화살이다. 다들 그렇게 뛰며 산다.
아주 천천히 걷다보면 안 보이는 것도 보인다지만 오직 여기 현상에만 집착한다.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자유다. 갈림길의 선택도 자유다. 다만 그 선택에 따른 결과와 책임은 자기 몫이다. 운 좋아 으뜸 길에 올라 자만심을 흩날리는 사람과 인력시장에 하루치를 걸었다가 허탕치고 생라면을 씹고 앉은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고 현자賢者에게 물으니 모른다〔不識〕며 허공에 눈을 둔다.
다만 이 세상에 제일 불쌍한 성품은 어리석음〔愚癡〕이란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밝음과 어둠이 춤을 추는 불꽃놀이에 집착하지 말라. 화려한 불꽃춤이 잠시뿐 그림자만 남아 잠재식潛在識에 웅크려 허둥거리게 하는 질료가 된다.
누구나 그러하듯 과거는 어리석음의 연속이요, 지금도 옆길을 바른길이라 아집我執으로 떼쓰며 티끌 알음알이로 자존심을 내뱉는다.
내 어리석은 과거 행위를, 찰나찰나 비 내리는 목숨의 슬픔을 어찌해야 할지, 그림자 춤에 허우적대는 매마른 가슴을 어찌 멈춰야〔止〕 할지가 기우杞憂이기를.
2019년 여름
김무원
│차례│
시인의 말
시작詩作 군더더기 말
제1부 초록 하늘
일곱 살
호롱불
짚
바랭이 풀
구두시험
쇠비름 한 포기
보릿고개
6·25 회억(回憶)
옥수수
자갈돌
이슬
여울
여울·2
움
물
초록 하늘
갈마산 연가·2
살찐 달빛
제2부 사랑의 슬픔
그림자 춤
미끼
자귀꽃 비탈
미련
꽃 춤 너울
사랑의 슬픔
비탈 칸나
그래, 웃어야지
플래시 갤러리
노을 꽃
풀잎 소망
동백 낙화
해일과 달
딸 봉양
하루살이
그, 내일
그림 한 장
너의 비〔雨〕
제3부 그러한 때
그러한 때
옷
밥값
공짜
우는 바다
홀로 아파트
이어도 횃불
요양병원
낮잠
그들의 말
아파본 사람은 안다
햇살
그래도
안경
추분(秋分)
할 일
마음에 담지 말아요
길 밖의 길
밤
가랑잎 떠난 자리
제4부 그림자 꽃춤
파도
집
가면
길의 은혜
거울
그림자 꽃춤
백목련
그 그림자
억새꽃 청춘
흙집 한 채
누가 나를 불러
그 간이역
비
맨 것의 무게
배설탕(排泄湯)
이슬이라지만
영화 한 편
세월
꽃은 지고
결별(訣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