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인선

경남시인선 218/ 안 웅 시집 <그늘 속의 그늘>

gnbook 2020. 1. 31. 14:46

주요내용

 

시인의 말

 

많이 썼고

많이 버렸고

많이 남았습니다

 

산을 페매고 다니다가

강기슭을 자주 오르내리며

돌팍에 앉아 나를 흘려보내려고

갈밭 늪 속에 나를 숨깁니다

 

헛된 것 씻어내기 좋고

혼자 숨어 놀기 좋고

자신을 찾는 장소로 제격입니다

 

내버려둘 수 없었던 것들

망설이다가 책 한 권 묶습니다

지인들과 나누어 보고픈 마음으로

 

도서출판 경남 오하룡 선생님

그리고 모든 직원분들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제1부

그 언덕으로 가는 길

느티나무 열매

풀꾹새가 울더라

무논 둑에 앉아

고주박을 보며

길위에서 길을 묻다

치자꽃

겨울 느티나무

땡깔

보릿대 모자를 쓰고

따라 걷기

공제선(空際線)

자화상

어느 가을 날

고드름

저 소나무

그늘 속의 그늘

까치와 까마귀

방고래를 뚫으며

등받이 없는  나무의자

나팔꽃

떠나간 친구에게

붉은 목도리

낮달

먼 별빛

 

제2부

배내기

야근 일지

수도꼭지를 틀다

맹물을 끓이다

둘림이

굴뚝

갑을관계

정군(鄭君)

슬레이트 지붕 오두막집

우두커니

절벽

철망을 기어오르다 멈춘채 말라가는 저 호박 넝쿨처럼

땔나무꾼 김영감

밤차

빗물은 내 존재의 밑바닥을 밀어올리고

선생님 전상서

사노라면

황톳물

자맥질

푸른 작업복

황태 덕장

귀에 익은 소리

슬픈 희야

등나무 밑에서 겨울을 본다

 

제3부

마지막 연서

편지 한 장 받다

덩굴장미 터널을 지나며

벙어리 장갑을 끼다

사랑, 참 쉽다

입동(立冬) 무렵

이팝나무꽃 길을 걸으며

지남철

어처구니 없다

여보

잡동사니 시인들에게 무명 시인이

찔레꽃

노을을  등지다

최 노인

단추

낙엽 소묘

고갯길

눈물

달무리 지다

바람 따라

트로이의 목마

쇠똥구리

허새비

비아냥거려본다

초롱꽃

 

 

저자 안웅

본명 안융달

경남 의령 출생

1993년 계간 <시세계> 여름호 신인상 등단

시집 <그늘 속의 그늘>

마산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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