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볕 시인선 4/ 안한규 시집 <흔들리며 피는 들꽃>
시인의 말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 앞에 어느덧 희수(喜壽) 앞에 서있습니다
고즈넉한 삶의 들판을 바라보니 먼 산마루에 붉게 물드는 노을빛에
인생이 더더욱 착잡합니다.
마른 낙엽은 부는 바람에 바스라 지듯 세월에 떠 밀려가는 가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의 공허함을 어찌하랴.
난들, 그 누구라도 흐르는 세월을 비켜 갈 수 없지 않는가싶습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름 내가 가야 할 은퇴 후 제2의 인생은
한발 내려서서 마음의 자유를 가지고 현재에 감사하며 사는 거
짬나면 만나 예스런 농담으로 웃게 해주는 진실하고 변함없는 친구들,
또 함께 걸으면서 스쳐가는 바람에도 고마움을 느끼면서 건강을 찾는
소소한 생활이 내게 평화와 자유를 갖게 하는 즐거움입니다.
건강과 취미생활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소일거리로
해 뜨면 논밭에 엎디어 흙 가다려 씨 뿌리고 키워서는 거두고
별보면 책상 앞에 쭈그리고 앉아 한 줄 글귀에 매달려 깊은 사색에
잠겨보는 나만의 쏠쏠한 재미를 찾아가며 즐겁게 살아가려는 것이 옳은
길이라 여겨왔습니다.
일찍이 내게는 ‘詩’라는 용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상상도 못했는데
우연으로 발을 넣게 된 것은 직장에서 ‘문서의 요약’ 이란 일상 업무로
정제 되고 함축된 문장을 다듬던 습관이 엷은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좋은 시를 읽다보면 짧은 글에서 담백한 예지와 미감이며 가락의
긴 여운을 안겨주는가 하면 짙은 향기에 취하여 읽을수록 우러나오는 내면의
소리에 끌려 위안을 느껴 시를 좋아하게 되었나봅니다
나의 경우 시를 쓴다는 것은 역시 전문적인 배움도 없이 틈틈이 취미로
쓰는 글이니 열정도 모자라 다만 일상 속 무료함의 친구일 뿐이라
그러니 남들보다 얕고 굼뜬 것이 당연하다고 고백합니다.
내 글이 무엇으로 분류되든 신경 안 씁니다
자연과 뒹굴어 살면서 안개와 바람의 숨결로 빚은 아침 이슬처럼 소박하게
이름 없이 피는 풀꽃이고 싶습니다
삭정이 물어다 얼기설기 까치집 짓듯 하 세월 서툰 낙서로 짜 맞추어
‘흔들리며 피는 풀꽃’ 이란 문패를 붙여 초라한 초막한 칸 마련하여
그간 흩어진 세간을 정리하는 심정으로 묶어봅니다
시집이라고 내어 놓는다는 것이 부끄럽고 무겁고 어렵습니다
한 걸음 한걸음 좋은 작가님들 곁에 끼어 함께 배우며 걸을 수 있게 해 준 것
만으로도 큰 행복이라 여겨 늘 고마움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면서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내게 가장 가깝고 날이면 날마다 쉽게 어울리는 게 자연이라
내 손엔 살가운 호미와 들에 핀 풀꽃 한 송이 흔들림이 참 좋습니다.
차례
제1부 사랑은 모닥불, 활활타라
가을밤에│꽃 술│골목길│꽃 문│사 랑│사랑의 토닥토닥│낙엽 지던 날│너의 목소리│너를 위하여│눈 꽃│노 을│바 람│들국화│먼빛 사랑│모닥불 사랑│그대가 있어서│꿈│보춘화│봄 날│봄 비│사랑의 존재│어느 봄날에│고 매(古梅)│윤 회│사랑은 잔영│이슬 감흥│찻집 하나 갖고 싶다│컵 사랑│푹 가라앉은 날│세 월│난(蘭)을 치다│그 별빛│하루살이의 사랑│추억을 꿈꾸다│너를 알아가는 시간│문 병│풀꽃의 미소
제2부 때묻은 그리움들
가을 모퉁이│신 중(愼重)│그 장미꽃은 피었는데│무 게│기둥이라 부른다│낮잠 재우다가│내 새끼│구방심(救放心)│겸 상│무 상(無常)│묵정밭│벌초 길에서│봄이 오면│사부곡(思父曲)│생(生)│아버지 돋보기│어느 봄날에│사랑의 택배│수제비 국물│시골 노모│그런께나│시를 한 편 쓰고 싶은 날│오붓한 우애│때묻은 지폐│어 제│오정자(塢亭子)│좋은 날│그리운 날에│집 밥│회환(回翰)│사 랑│산촌의 노부(老父)│시래깃 국│사랑의 통화│순정한 사랑│꿈을 꾸게하는 선물│옛 생각│아픈 시대│작은 풀꽃
제3부 삶에도 향기가 난다
고성 오일장 구경│고성 철둑에 가 보면│하얀 발자국│남자의 마음│길에서 만나다│바다를 닮고 싶다│강낭콩 사랑│산방에서│석전경우(石田耕牛)│야노(野老)의 벗│어시장에서│오월 사랑│오월의 자운영 꽃│요람지│유월의 성숙│작은 은혜│장날 풍경│조동 무지개 다리│점터의 봄날│척번정을 찾아간다│척번정 연지│더 없이 가는 세월│그 기억│산중 유혹│온도│그날에│구름의 동행│수평선을 바라보며│그리움│향수│황혼│달달한 일상│여기까지 오느라│참 촌스럽다│당신은 누구시길래│시골 효자│동고동락
제4부 버거워도 너는 내 운명
고임돌│방초(芳草)│그 릇│어지러운 삶│몰염치│반딧불이 냉가슴│반쪽 달│건달 시절│비 움│빈 말뚝│빈 호주머니│벼농사의 공허│술잔에 안겨│시골 노모│시골 토박이│심 연(深淵)│안거낙업(安居樂業)│여의도 세탁기│와 불(臥佛)│존재의 이유│좋은 아침│자화상│지심(雜草)으로 태어나│촛 불│타향살이│회 향(回鄕)│혼 란│모 성(母性)│가을 문턱│꿈이여 언제나│노숙자│행복이란│황혼의 커피믹스│시를 읽는 새│친구의 영면│고향 시냇가│묘비명
제5부 자연은 만물지모(萬物之母)다
가을, 낙엽 하나 줍다│가을 산청│가을 손님│낙 엽│내 좋은 친구│그 순리│돌 탑│등 산│세 련│새 천년 -먼길 1│새 년 -먼길 2│문수암의 지기(知己)│민달팽이│민들레 홀씨│여기(餘技)의 동행│보현사 가는 길│저야 훌쩍 떠나면 되지만│4월│차 한 잔│솔 향에 얹혀│아침 이슬│역지사지│연 습│호 사(豪奢)│춘 란(春蘭)│큰 일│허수아비│종 심(從心)│그 섬이 되고 싶다│심해에도 슬픔이 있다│만산홍엽│수 다│산은 이르다│익어 가는 길│길 목│상상의 거미줄│옛 산길│마음 깊은 그늘│인생 무상│산길 산책
제6부 그럭저럭 살았노라
무언의 깊은 정│인생길│파 치│회한(悔恨)│탐진치(貪嗔痴)│나는 거룻배│발 동│새 가슴│빈산 낮달│사색과 성찰│산책 여한│나는 벌새│그대라는 꿈│돌아보면│가을은 은유│라벨 효과│수 심(愁心)│역 설│낀 세대│만사형통│모르고 살았노라│모 탕│풍경역전(風景逆轉)│과거사│촛불의 염원│치장 빈곤│곰비임비│어설픔│깊은 고민│늘그막의 위로│너와의 산책│동 행│마스크의 비가(悲歌)│어느 날│고해성사(告解聖事)│마음이 멈춘 시간│중용이 좋아서│기 댐
시인 소개
고성군 상리면 척번정리에서 태어남
공직생활 38년
경남 고성 부군수
경상남도 도립진주직업학교 원장
경상남도 의회교육사회전문위원
소가야문화재 상임이사 역임
1997년 고성문협 입회
1999년 문예한국 여름호 등단
한국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고성문인협회 회원
2006-2007년 고성문협 회장, 경남문협 이사 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