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옹집(김기호 시 김복근 옮김) 출간
3대에 걸친 오랜 작업으로 펴내는 할아버지 문집 내 한 몸을 보더라도 어째서 ‘묵묵(默默)’이 이처럼 많단 말인가? 묵묵에서 나고, 묵묵에서 자라고, 묵묵에서 늙어 가니, 외롭고 쓸쓸한 나의 옛 모습은 할 말이 없어 앉아 있고, 버쩍 야위어서 피골이 상접〔鳴骨〕하여 말이 없어도 행하니, 집안사람들이 묵묵옹(默默翁)이라 일컬어 동네 사람들도 묵묵옹으로 부른다. 물에서 낚시하니, 묵묵어옹(默默漁翁)이라 부르고, 산에서 나무를 하니 묵묵초옹(默默樵翁)이라 부른다. 묵묵이 천지자연〔乾坤〕이고, 가는 곳마다 묵묵이 아닌 것이 없기에 나의 자호(自號)는 묵묵옹(默默翁)이다. 오호라! 묵묵의 뜻이 어찌 어지러운 바가 없겠는가.―지은이 김기호 선생의 「묵묵옹 자서」 중에서 아버지는 타고난 자질이 총명하여 일찍이 학문에..
일반 단행본
2024. 5. 2.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