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용 시집 시인의 말 해뜨는 바다의 아침이다, 저 바다는 산고의 아픔을 무릅쓰고 매일 또 다른 의미의 해를 낳음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라는 울림을 던지고 있음이리라, 그렇다, 해는 매일 다시 태어나는 하루살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오로지 새 생명을 이어주는 희열을 포식하는 하루를 살다가 사랑의 눈빛 불그스름히 뿌리며 짧은 생을 마감한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시의 종교, 그 믿음의 파도소리 들려오는 바닷가를 혼자 걷고 있다, 제1부 일웅도에서 곡강-해 뜨는집 곡강- 이웃 백씨 곡강- 오후 2시의 충고 곡강- 조각배 곡강- 저녁노을 서편 정미소 소의 통곡 알수 없는 세상 밤이슬 일웅도에서 송전탑 용지호수 창선 구조라 해수욕장의 봄 일기 통영케이블카는 이렇게 노를 젓는다 북천역 제2부 한..
시간의 다리 위에 지은 기억의 집 복원—이부용 시인의 시세계 공영해(시인) 필자와 이부용 시인과의 인연은 2000년대 초 시동인지 ‘포에지·창원’을 결성하면서부터였다. 둘은 다 늦은 나이에 문학에 입문하여 진지하게 시와 사람을 알아가던 때인지라 금방 의기투합하게 된다. 영문학자인 그는 견문이 넓고 생각이 서구적이며 시작에 임하여서는 허세가 없고 염결한 시인이라 존경할 만하였다.이번에 발간하는 《지산나박실》은, 첫 시집 《빈 수레를 끌고 간 겨울》을 상재한 지 14년 만에 내는 제2시집이다. 삶의 역정에서 만난 기억의 삽화들이 유화처럼 펼쳐진다. 아무 붓을 써도 노을의 빛깔은 채도가 다르고 강물은 굽이쳐 흐른다. 그의 기억은 출생지인 고향 ‘척번정리’에서부터 출발한다. 청년시절의 강물과 열사의 사막인 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