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인선 15 개망초꽃도 시가 될 줄은(이영자 시집) 가슴앓이/어느 하루/님에게/낙엽/돋보기 이영자 시인은 1989년 10월에 '초승달 연가'라는 시집을 낸 이래, 이번에 다시 시집을 상재하게 되었으니, 만 1년 9개월만에 무려 79편의 시를 쓴 셈이 된다. 그만하면 다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시인은 시작을 생활화하고 있는 분이다. 물론 시를 많이 쓴다는 것만으로 찬사가 돌아갈 일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연고로 하여 태작이 나올 소지가 많아지고, 설익은 군타령이 섞일 염려가 많다. 그러나 이영자 시인은, '접시를 닦으랴/ 술잔을 씻으랴/ 행주치마 앞자락/ 물에 젖은 나를 보고/ 아주머니!/ 아주머님/ 글 쓰기가 중해요/ 상차리기가 급해요/ 나이 어린 손님이/ 꼭지대고 보챈다(마음이 가난..
경남시인선 14 물방울의 꿈(민병기 시집) 지렁이/사랑, 안녕/고향의 별빛/가을 나그네 내 혼이 깃들지 않은 시어, 내 영혼이 살아있지 않은 죽은 시가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죽은 시는 출판물의 홍수 시대에 활자 공해일 뿐이다. 이런 자기 비판 이외에 시 쓰기를 머뭇거리게 만든 또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써야 하는 것과 쓰고 싶은 것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감이다. 내가 늦은 나이로 습작에 열을 올리던 시기(80년대 전후)엔 참여시의 열풍이 불었다. 이런 시가 기류와 馬山的 민중의 磁場에서 나는 벗어날 수 없었다. -저자의 '서문' 중에서
경남시인선 13 예나 지금이나(김형진 시조집) 고향 마을/해변 일기/사모곡/계절 찬가/일상의 사색/ 눈만 감으면 고향 마을의 정겨운 모습이 아른거린다. 내게 있어서 고향은 생활의 원천이요, 영원한 종교이기도 하다. 솜방석처럼 푸근한 인정에 환상으로나마 묻혀 보는 그런 마음의 안식처인 셈이다. 수평선 바라보며 너울로 이는 파도와 절경으로 어울리는 섬의 산봉우리를 보며, 내 인생의 한 부분을 함께 보내고 있다는 설레임이 먼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장식되기를 기대하며 소박한 꿈을 향하여 결코 욕심부리지 않는 생활을 할 것이다. -저자의 '自序'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