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국복 시집 평설 자연에 동화된 삶, 혹은 詩내림의 지경 김복근 시조인 문학박사 손국복 시인을 보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양리 소나무가 연상된다. 한 그루 소나무처럼 의연하게 살아가면서 따뜻한 신뢰감을 심어준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과 호방한 성품도 영락없는 소나무다. 세상이 어지러워 정의가 흔들릴 때도 절의와 명분, 지조와 의리를 지키면서 탈속과 풍류가 함의된 삶을 살고 있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호흡하면서 매미같이 천연의 삶을 사는 시인이다. 자연의 존엄성과 특이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생태주의 자연관이 몸에 배어있다. 자신의 인식체계를 수사로 꾸미거나, 이미지로 덧칠하는 것이 아니라 영감 받은 메시지를 체화된 경험과 주체가 일치되도록 일관성 있게 표출한다. 자신의 시세계를 직정 적으로 토로하여 명..
아름답고 쓸쓸한 회상의 노래들 이우걸 〖1〗 어느 늦가을 오후 등의자에 앉아 저무는 하늘의 주홍빛 노을을 바라보며 세월의 빠름을 새삼 느끼고 아쉬웠던 과거를 잠시나마 회상해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이 시집은 그런 생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용복 시인은 팔순에 접어들었다. 그의 삶은 소박하고 정갈했으며 그의 언어들은 담백하고 정제되어 있어서 여기 실린 노래들은 고요하고 깊고 아름답다. 그의 생애가 언론인으로 일관한 것에 비해서 이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나 다른 인상을 준다. 시어를 찾기 어려워 시를 많이 못썼고 문단추천 절차마저도 스스로 찾지 않았다고 하는 시인의 자세는 이 작품들의 순백하고 깊고 아름다운 품격 때문에 한결 고결한 개성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삶은..
풀쳐 생각하여 채진採眞하기 -오하룡吳夏龍의 시 세계 윤재근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오하룡 시인의 시詩들을 만나게 되면 누구나 ‘풀쳐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다음 저나름 스스로 채진採眞의 노님을(遊) 누리게 된다. 그는 그런 노님을 삶의 일상日常에서 찾아내 매우 교묘하게 살맛을 삭혀 내준다. 삶의 일상에서 삶의 여울목을 놀랍도록 찾아서 시로 녹여 채진採眞의 노님 터를 우리에게 마련해 준다. 그러한 채진採眞의 노님은 맺혔던 생각들을 훌훌 풀어버리게 하고 연이어 자신을 위로하는 순간을 마주하도록 마음자리를 마련해 크게 한다. 맺힌 생각이 풀리면 산다는 일로 이리저리 응어리졌든 것들이 봄눈 녹듯 하기 마련이다.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져 홀가분해지고 그래서 사뭇 편안해진다. 이런 안심安心이 곧 스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