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인선 60 새벽 산책(주기문 시집) 이슬의 하루/행복/가을 思索/새벽 산책 아직도 깜깜한 밤/ 다 떠나고 만 빈 자리/ 달빛이 고인 응달에서/ 개똥에 밟힌 질경이는/ 살찌는 연습을 하며/ 새벽 이슬을 삼킨다.// 똑똑한 목소리로 재고 있는/암코양이 눈빛은/ 별난 세상 엿보고/ 옛 성벽에 매달린/ 신들의 목소리는/ 우리의 가슴으로 떨어진다.// 잠시 후면/ 이 시골의 세상은 깨어나고/ 온갖 목소리는/ 또 다른 세상의 나를 잊게 한다. -'새벽 산책' 전문
경남시인선 59 갯내음 버무린 진료소의 나날(김연희 시집) 텃밭/마음의 풍경/ 김연희 시인의 시는 현장성이 강하다. 그러면서도 형상을 붙드는 시편에서는 일정 부분 '생소한 비유'로 독자를 서늘하게 해 주기도 한다. 시인의 시편들이 진료소에서 일어나는 애환을 드러내는 계열이나 신앙의 깊이를 서술로 드러내는 계열의 경우 이 현장성은 삶이라는 덩치의 값으로 하여 긴장을 제고시키는 몫을 해내고 있다. 임종 시편에서는 순간의 점묘에 충실한 결과로 형상의 묘를 살려내고 있음이 확인된다. -강희근(경상대 교수)의 '평설' 중에서
경남시인선 58 연작시 담배(김양채 시집) 담배 1~76 기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담배는 화가 났을 때, 우울할 때, 기분이 좋을 때 각각 피우는 모습마저 다르다. 이러한 생활들이 흰 종이 위에 씌어져 놈팽이들의 밥상에 올랐으면 좋겠다. 나는 시인도 아니요, 소설가도 아니다. 단지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주변인들의 친구이고 싶다. 그동안 아무것도 아닌 나를 부추겨 주었던 의령문학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 -김양채 '후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