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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감사한다.

다독이며 함께 걸어준 그를 사랑한다.

내가 들어가 살았던 그의 몸

그즈넉하고 풍요로운 품이었다.

더딘 나의 보행을 참아준 시들

11년만에야 보듬어 한 묶음 안아본다.

향기야 있든 없든 시들기 전에 한 꽃밭 차린다.

삼라만상의 얼얼한 마음도 가져 보았다.

그는 나답게 또 나를 살게 할 것이고

즉은지심으로 감싸 줄 것이다.

출판을 위해 은혜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나무만큼 견뎌내야 하는 것들이 내 세월 속에 살고 있는

동안 행복하고 아프게 거듭 시를 쓸 것이다.

-김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