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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착잡한 마음으로 세번째 시집을 묶습니다.

별것 없는 시집 너무 많이 출간하는 것은 아닌지

너무 잦게 출간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살아오면서 틈틈이 쓴 시들, 덜 것도 보탤것도 없는

저의 생각과 느낌들입니다.

매번 부탁드리게 되는 도서출판 경남의 오하룡 선생님

그리고 모든 임직원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3. 여름에

안 웅

 

 

제1부 배고픈 시

 

무제

매몰차다

세상

등댓불을 보며

참나리

사랑아!

동백나무

묵은지

신발을 신으며

벼랑길

배 고픈 시

먼 불빛

뜯긴 하늘 자락

그래그래

먼 산을 보며

어두운 바탕

갯가에 앉아

 

제2부 좋은 시

 

나침판

꽃보다 훨씬

그곳에 가고싶다

아마도

민들레꽃

검은 안경

행복의 나라로

바람개비

좋은 시

지폐 한 장

가을 산을 오르며

콩 타작한다

천년 고도에서

오늘

종이 비행기

젖은 잎

빈손

 

제3부 척하고 체해봤자

 

빗금에 대하여

매미가 밤에 운다

동그라미 세 개

낙엽을 보며

나의 해거름

척하고 체해봤자

그네

쇠톱

솔밭에 앉아

연필과 노트

꽁초

가을 얘기

개나리 밑동 잘리다

젊음이 늙는다

조금만 더 옆으로

단풍이 든다

무한궤도

이삭줍기

잎과 입

괄호밖에서

그렇다곤 칩시다

철판

구정물을 보며

노을 속에서

죄와 벌

순돌이

매미처럼

 

제4부 외사랑의 시

 

빗속에서

풍경소리

봄이 왔나보다

발자취

어둠

외사랑의 시

여름의 뒤안길에서

터널을 지나며

햇살

사랑하는 사람아

담배연기 속에서

바람의 색갈

까치밥

솟대를 본다

깡통

떠도는 섬

봄비에 젖으며

싸락눈

데칼코마니

 

제5부 불빛 하나

 

뒤태

빈 지게

원각사 가는 길

울음소리

흰목련 아래서

모로 본다

불빛 하나

옹이를 쓰다듬다

열매

사랑

여인

해거름에

녹슨 철망 틈에

부적

예순다섯 살

요통

어둠 속에서

기다리는 마음

바람속에서는

 

시인 안웅

 

본명; 안융달

경남 의령출생

1993년 계간 <시세계> 여름호 신인상 등단

첫 시집 <그늘 속의 그늘>

두번째 시집 <붉덩물을 본다>

세번째 시집 <잎은 비금으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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