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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현실 42호(2024 상반기호)

 

 

│ 차례 │

 

권두언│42호를 내면서•이우걸(발행인)
권두詩話│시에 대한 단상•나태주

열린시단│시

김용복 애모(哀慕)  외 1
이은봉 단풍잎 한 잎  외 1
정익진 주민 회보  외 1
성선경 꽃밭에서  외 1
주병율 먼지들  외 1
이규리 구름 악기  외 1
이서린 깃든다는 것  외 1
송정화 안심타이머  외 1
채수옥 그림자의 생각  외 1 
김승강 팔십  외 1
박수현 게발선인장  외 1
조   민 천 개의 칠판이  외 1
김남호 눈썹을 달다  외 1
이주언 불안과 놀다  외 1
이준식 언짢을 때 불평스러워 욕으로 하는 말  외 1

열린시단│시조

이한성 선을 넘다  외 1
박기섭 길가게  외 1
정수자 콧바람 농사  외 1
오영호 곶자왈을 걷다  외 1
오종문 꽃들아, 세상에는  외 1
하순희 매화 복(福)  외 1
서일옥 끈  외 1
정현숙 반석에 놓인 가을  외 1
서숙희 와인글라스의 밤  외 1
박명숙 터널을 지나기도 전이었다  외 1
김강호 꿈에서 꺼내 보는 섬  외 1
정경화 깨끼  외 1
서성자 60~  외 1
김  정 자주감자  외 1
최성아 신풍속도 11  외 1
한분옥 새벽달이 떠 있다  외 1
이은정 발견  외 1
임채성 산천재에서 지리산을 보다  외 1
백점례 보름달 얼굴  외 1
유선철 뿌리  외 1
김주경 은밀하고 위대하게  외 1
류미월 포트와 시인  외 1
강영미 꽃의 이명  외 1

중요시인 자세히 읽기│이준관 시인

연보
대표작 구부러진 길  외 4
신작 빨래를 너는 시간  외 2
평론 전통 서정시의 견고한 지층•황선열

소시집

시 정남식 대표작 물-비│신작 뜬돌  외 3
서영처 대표작 눈물│신작 지하철역에서  외 3
김예강 대표작 가설 정원 │ 신작 여름의 초상  외 3
시조 김연동 대표작 처용│신작 묵상(默想)  외 3
이태순  대표작 씀바귀│신작 흰, 강  외 3
이희정 대표작 시계의 시간 │신작 동안 만들기  외 3

악기의 인문학

서영처 하모니카

평론

이숭원 타자의 목소리

내가 읽은 시, 시조

신상조 표상과 감정의 시(詩)들
장성진 기억과 공감

 

 

 

 

42호를 내면서

발행인 이우걸 

늘 그렇듯 세상은 여전히 어수선하다. 나라 안팎이 다 그렇다. 백주에 영토를 탐한 강대국은 전쟁을 일으키고, 부도덕해 보이는 정치가들은 서로 권력을 잡겠다고 마이크에다 피로감 짙은 고성을 쏟아붓는다. 그나마 자연만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매화, 산수유 같은 꽃을 피워 위안을 준다. 곧 진달래, 개나리도 피어 삭막한 도시의 노변을 환하게 다독이며 서정의 중요성을 노래할 것이다. 아직 꼬리를 거두지 않는 막바지 추위를 체감하며 북카페 한쪽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번 호 권두시화에는 70년대 등단 시인으로 한국 서정시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업적을 남기고 있는 나태주 시인을 초대했다. ‘시의 유용성’ ‘느끼며 시 읽기’ ‘낳아지는 존재로서의 시’ ‘영혼의 문장으로서의 시’를 강조하며, 시인이나 독자에게 시가 무엇인가를 일깨워주는 (시에 대한 단상)은 호소력 있는 시론이라 생각한다.
열린 시단 자유시에는 김용복·이은봉·정익진·성선경·주병율·이규리·이서린·송정화·채수옥·김승강·박수현·조민·김남호·이주언·이준식 시인이 참여하고 시조단에는 이한성·박기섭·정수자·오영호·오종문·하순희·서일옥·정현숙·서숙희·박명숙·김강호·정경화·서성자·김정·최성아·한분옥·이은정·임채성·백점례·유선철·김주경·류미월·강영미 시인이 참여하여 한국시의 축제를 벌인다.


본지가 심혈을 기울이는 꼭지인 〈중요시인 자세히 읽기〉에는 시인인 동시에 한국 동시의 한 획을 열고 있는 이준관 시인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준관 시인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김달진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과거의 서정을 소환하는 방식으로 정서를 형상화하는 그는 ‘아름다운 서정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이날을 앞두고 있어서 뜻깊은 일이라 생각된다. 평론가 황선열 시인이 그의 시의 미학을 섬세하게 소개한다.


소시집 코너에는 자유시단의 정남식·서영처·김예강 시인, 시조시단의 김연동·이태순·이희정 시인이 그간의 역작을 선보인다. 


연재 산문 〈악기의 인문학〉의 대상 악기는 하모니카다.

하모니카는 다닥다닥한 소리의 방을 가졌다. 이 방은 알맹이가 빠져나간 빈 고둥처럼 개펄에 가득한 구멍들처럼 청각적인 여운을 남긴다. 썰물과 밀물이 드나들고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며 구멍 속에 쌓인 묵은 이야기들을 들춰낸다. 이 다닥다닥한 방과 기억을 꿰면 나지막한 지붕의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겠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자들의 고시원이나 원룸 같은 쓸쓸한 방들, 멀리서 바라보면 다닥다닥한 불빛이 하모니카 소리를 낼 것 같은 저녁이다.

인용한 바와 같이 서영처 교수는 마치 시를 쓰는 것 같은 분위기의 산문을 쓴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아서인지 시인의 산문은 읽을 때마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평론 코너에는 이숭원 교수의 글, ‘타자의 목소리’를 싣는다. “문학은 손끝의 기술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다. 인류 역사의 지혜가 담긴 인간정신을 고양하면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거룩한 일을 도모해야 한다.” 이 혼돈의 시대에 지성의 목소리가 우리의 광장을 흔드는 것 같다. 성찰은 언제나 의미 있는 우리들의 과제다. 변함없이 신상조, 장성진 두 비평가가 전 호에 실린 시, 시조들을 진단한다.


애정과 감시자의 염려가 섞인 문장들이 우리 시의 발전에 기여하리라 믿는다. 필자와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