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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정진업(1916~1983) 시인
신동한(1928~2011) 문학평론가
윤재근(1936~ ) 문학평론가, 한학자, 한양대 명예교수
전문수(1937~ ) 문학평론가, 시인. 창원대 명예교수
임신행(1940~ ) 시인, 아동문학가
이상개(1941~2022) 시인
오인문(1942~ ) 소설가
정목일(1945~ ) 수필가
서우승(1946~2008) 시조시인
민병기(1946~ ) 시인, 창원대 명예교수
호병탁(1949~ ) 시인, 문학평론가
김동민(1955~ ) 소설가, 문학평론가
이달균(1957~ ) 시인
이상옥(1957~ ) 시인, 창신대 명예교수
강외석(1957~ ) 문학평론가
이응인(1962~ ) 시인
배한봉(1962~ ) 시인
책머리에
본격 문학의 길에 들어선 지 반세기를 맞았다. 문청 시절로 치부되는 시동인지 《잉여촌》 동인 시절까지 의식하면 60여 년을 문학을 동반한 삶이었다. 그러나 돌아보니 삶에 있어서나 문학에 있어서나 부끄러움뿐이다. 삶도 주어졌으므로 그 본분에 끌려왔을 뿐 나 스스로 당당한 삶을 살았다고 돌아 보이지 않는다.
문학도 어쩌다 보니 이 길이 내 길이구나 해서 나섰던 것이지 무슨 재주나 능력이 각별하거나 특출해서 나섰던 것은 아니다. 이처럼 마지못해 삶의 길도, 문학의 길도 걸었을 뿐이다. 그러나 삶의 본분에 따르다 보니 가정을 갖게 되고 자식을 갖게 되고 부모가 되었고 부모 노릇의 일환으로 인생에 도움될까 하여 자식들에게 할 소리 못 할 소리를 하였듯, 문학에 있어서도 내 성향이 문학에 드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관찰자적 증언 글쓰기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내 문학도 문학의 본분인 진실 추구의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므로 여기 평문에서 내 이러한 의도가 십분 드러나서 읽는 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에서 이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막상 돌아보니 부끄럽기만 한 것은 사실이다. 근래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가만있을 수도 가만있지 않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심정을 토로해 본 것이다.
가만있으면
가만있어서 부끄럽다
가만있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아서
돌아보면
돌아보아서 부끄럽다
돌아보지 않으면
돌아보지 않아서
부끄럽다
―〈부끄럽다〉
내 작품을 읽어주신 여기 평설 필자들은 나에게 모두 선생님들이다. 선배님들은 지극히 당연한 선생님들이고 후배님들도 그들의 글을 읽으니 모두 내가 배우고 명심할 글들이어서 나는 서슴없이 모두 선생님이라고 단언한다. 특별히 나에게 애정을 가져주신 윤재근 선생님과 전문수 선생님께 각별한 감사 인사를 드린다. 다시 한 번 필자 선생님들에게 귀한 시간 내어 읽어주시고 이처럼 평설을 집필해 주신 데 대해 정중한 감사 인사를 드린다.
―엮은이 오하룡
차례
004 책머리에
오하룡 시를 읽다
제1시집 《모향》(1975. 춘추각)
011 신동한 성실한 전원 시인
016 오인문 모향母鄕에 흐르는 지하수
019 이상개 잉여촌의 활력소活力素
021 전문수 모향母鄕의 원형 회복
제2시집 《잡초의 생각으로도》(1981. 월간문학사)
036 정진업 농민의식에 점화點火하는 농민의 시詩들
043 서우승 호소적 저항과 서민의식
시선집 《실향을 위하여》(1987. 도서출판 경남)
049 전문수 시적 시간의식 흥미 있는 진로
제4시집 《마산에 살며》(1992. 도서출판 경남)
066 민병기 오하룡 자서전의 시, 《마산에 살며》를 읽고
제5시집 《창원별곡》(1993. 도서출판 빛남)
079 임신행 숨겨두기, 열어 말하기,
그리고 느긋함 또는 관조를 통한 시적 구조
104 이상옥 민초民草의 한恨, 그리고 휴머니티
제6시집 《내 얼굴》(2004. 도서출판 경남)
117 김동민 외딴집 한 채로 살아온 ‘어떤’ 내 얼굴
146 이응인 순리의 길을 가는 시
제7시집 《몽상과 현실 사이》 (2014. 도서출판 경남)
157 강외석 물빛 풍경의 세계
제8시집 《시집 밖의 시》(2017. 이레웍스)
171 윤재근 풀쳐 생각하여 채진採眞하기
185 이응인 시가 어디에 서 있는지
시선집 《모향 실향 그리고》(2019. 도서출판 경남)
194 윤재근 이변離邊 그리고 적중的中
217 이달균 상실의 거름으로 피우는 마음 꽃 한 송이
제9시집 《그 너머의 시》 (2021. 도서출판 황금알)
236 호병탁 어렵지 않은 언어들이 뿜어대는 큰 감동의 물결
오하룡 총평 대담
244 정목일 평범과 무기교에 얻은 맛과 감명
258 강외석 반가사유상의 사유
266 배한봉 대담 경남 시인 초대석
오하룡 동시를 읽다
제1동시집 《아이와 운동장》(2005. 도서출판 경남)
287 임신행 동심이라는 우주 그리고 리얼리티와 판타지
제2동시집 《아이와 할아버지》(2022. 도서출판 경남)
305 윤재근 오하룡 동시의 참맛
부록
316 신문·인터넷에 소개된 오하룡 시 읽기
양왕용 한상훈 황인숙 김문주 이상개 배한봉 임영석
330 오하룡 시인 연보
책 속으로
한때 농민문학을 주창하던 이무영李無影의 소설이 문단에 등장한 적이 있었다. 현역으로서 오유권, 박경수, 유승규 등의 소설을 그런 유파流派로 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도 농촌 출신의 시인이 그렇게 많으면서도 농민 시를 계열적으로 시도해 온 사람은 지금까지 별로 없었다. 60년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해당되는 시인을 굳이 찾는다면 오하룡 시인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진업(시인)
오 시인의 시를 만나면 인간의 사이〔間〕는 은근하게 좁혀진다. 그 좁혀짐은 시가 저마다 자신의 속내로 돌아가서 풀쳐 생각을 펼침에서 일어나는 채진採眞의 즐거움이다. 그의 시는 도란거림이든 수군거림이든 성질부림이든 우리로 하여금 풀쳐 생각을 저마다 나름대로 펼쳐내 채진採眞의 즐거움을 스스로 맛보게 함이 그의 시가 우리를 끌어당기는 힘이다. 그렇게 그의 시는 채미採美하기를 저어하고, 채진採眞하게 하는 텃밭 같아서 스스럼없이 우리를 끌어들인다.
―윤재근(문학평론가)
오하룡의 시가 무척 쉽다는 데 이의가 없다. 누가 읽어도 읽히는 시이다. 우선 쉽게 쓰고자 하는 것이 의도적인 것 같다. 그는 꾸미지 않으며 자기 속을 감추지 않는다. 시인의 뱃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굳이 시인인 체하지 않는다. 별달리 다른 사람보다 기상천외의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래서 시를 읽는 고통을 독자에게 주지 않는 것이다.
―전문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