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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시인│
│무크지 소개│
실존적이고 심미적인 시적 에스프리의 향연
근대문학사 이래로 경남 통영 지역에서 최초로 발행하는 무크지 《0과1의 빛살》 창간호에는 차영한, 이종만, 김다솔, 조혜자, 제왕국, 김종수, 김계수, 한춘호 등 모두 여덟 분 시인의 뜻이 모였다. 신작 다섯 편에 대표작 다섯 편을 더해 모두 열 편씩 균등하게 작품을 실어 꽤 볼륨이 두툼한 공동 사화집(詞華集)을 산뜻하게 엮었다.
대체로 ‘무크지’란 부정기 간행물을 뜻하는데 최근 우리 문단에서는 이러한 무크지 활동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이는 이러한 형식을 빌리지 않아도 될 만큼 발표 여건이 좋아졌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무크지를 함께 발간하는 시인들에게 요구되는 어떤 속성이 우리 시대에 더 이상 긴요하게 요청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것은 강력한 이념적, 방법적 동질성으로 응전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각자의 개별적인 미학으로 활동을 하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시인들은 ‘모여서’ 담론을 만들지 않고 각자의 관심과 역량으로 ‘흩어져’ 시를 쓰고 작품집을 내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이 고장의 《유양팔선집(柳洋八仙集)》 이후 근래에 와서는 처음으로 8명의 사화집을 펴내는 통영 지역 시인들의 노력과 성취는 우리 문학사 전체에서 보더라도 퍽 값지고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유성호(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참여 시인의 말│
통영동네 낯선 물방울끼리
미륵산 움직이는 그림자 하도 궁금해서
통영의 속살 노크해봅니다 (차영한)
황혼이 빗어 내린 머리카락 사이사이
석양의 경전으로 익어가는 눈부신 바다 (김다솔)
칠색 고운 미봉 너머 그리운 섬
물빛도 고옵다 (제왕국)
간밤에 학춤 추며 놀던 남망산 소나무는 누굴
꾀자고 동백꽃 깨물어 붉은 바다에 머리 감는지 (김종수)
움직이는 그림자 마디마다 마음 얹히고
잊힐 리 없는 시의 전설 섬 따라 맴도네 (김계수)
통영을 꿈꾸는 바다는
아직도 고향의 푸른빛을 가지고 있지 (한춘호)
굽이굽이 하얀, 분홍 연꽃잎에 구르는 물방울들
그 속에 사는 통영 동네 마음씨는 진주알입니다 (조혜자)
│차례│
0과1의 빛살 무크지 참여 시인의 말•05
평설 유성호(문학평론가)•130
차영한
대표작
시골 햇살 16 / 면 없는 거울 18 / 몸과 옷의 오후 19/ 장자론(莊子論) 20 / 사마귀와 전화기 21
신 작
이방인 22 / 나무가 읽는 묵시록 23 / 노드(node)에서 24 / 어떤 부스럼 25 / 어중간한 사람 26
이종만
대표작
숲속의 감옥 28 / 돌팔매 30 / 돌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31 / 까마귀를 날려 주었다 32 / 가을날을 도와주어야 한다 34
신 작
나는 오늘 조문을 갔다 35 / 흰 구름 36 / 색바람 37 / 기린의 눈으로 38 / 가위바위보 40
김다솔
대표작
한 쌍의 와불 42 / 자화상 44 / 거울 앞에서 45 / 타클라마칸 사막 46 / 적과의 동침 48
신 작
상류에 대하여 50 / 티브이 속 TV 52 / 말의 씨앗 53 / 동백 54 / 황사 55
제왕국
대표작
그늘 58 / 기다려 달라 59 / 새벽길 60 / 허공 62 / 소식 64
신 작
작은 새 65 / 회귀 66 / 찬장의 몽돌 68 / 머위 70 / 눈 오는 밤 71
김종수
대표작
비구니 74 / 어느 독거노인의 죽음 76 / 세모(歲暮) 77 / 홀로 앉은 변명 78
신 작
납골당에서 80 / 문안(問安) 82 / 주인 잃은 텃밭 84 / 오늘도 마시는 이유 86 / 터미널에서 88
김계수
대표작
아버지, 복사꽃이 피었습니다 90 / 그의 첫 조문객이 되어 92 / 굴뚝이 살았네 94 / 사거리 대낮 기생집 96/ 아내의 가출 98
신 작
사랑이 붉어지다 99 / 귓밥 100 / 빗방울 101 / 코스모스 102 / 낙화영설 103
한춘호
대표작
도리천(忉利天)을 오르려면 106 / 돌부처 107 / 연유, 흔들림 108 / 나뭇잎 110 / 붓꽃 111
신 작
Blue 112 / 한입 113 / 단풍 114 / 숲을 보면 115 / 꽃병 116
조혜자
대표작
울타리 118 / 빗소리에 울음을 넣어 119 / 곡선 120 / 대답 대신에 121 / 허수아비는 122
신 작
미시령 고갯길 123 / 대청봉 124 / 수평선 125 / 바닷가 126 / 날아다니는 연꽃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