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황성혁 지음 장편소설 <축복> 1권에 대하여
-남산호 달빛 속으로 떠나다
황성혁 작가는 축복 1권의 머리글에서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의 활기찬 산업시대에서 있었던 선박의 신조계약, 건조 과정 그리고 인도(引渡)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그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그릇일 뿐이다. 나는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우리 동포의 이야기를 그 그릇에 담으려 한다.’ 한다고 부언하고 있다. 소설 형식을 빌려 본격적으로 우리가 살아온 우리 이야기를 담아 보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세계 속의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세계 역사의 어디쯤에 속해 있는가? 우리의 삶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그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고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이력에서 보듯이 우리 조선 산업의 창업멤버로서 현대조선의 기반을 닦아놓고 난 뒤 미련 없이 그만 두고 독립된 회사를 차린다. 이제 다음 세대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층 진전된 세대가 제대로 맡아야 우리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을 것이다. 그 기대를 다음과 같이 펼쳐 보이고 있다.
‘나는 후배들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우리는 생각할 겨를이 없이 앞만 보고 일을 쫓아 달려왔다. 주변에 나타나는 변화를 이끌었다 기보다 그 변화에 끌려 다녔을 뿐이다. 그러나 후배들은 다르다. 그들은 고뇌한다. 고뇌해야 한다. 주어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주어진 것들을 갈고닦아 보석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 설파하고 있다.
-1권 주요내용
-님신호 달빛속으로 떠나다
제1장 반구대의 석양
제2장 태풍속의 불곡산
제3장 인숙 브뤼셀에 나타나다
제4장 긴자의 뒷골목에서
제5장 계약의 종결
제6장 강재 절단식
제7장 액화 천연가스 운반선
제8장 노르쉬핑 오슬로
제9장 천사- 꽃- 사랑
제10장 인숙 어머니의 죽음
제11장 용골 설치- 영호의 탈출
제12장 진수- 경주 남산
제13장 인숙의 크리스마스
제14장 남산호 달빛 속으로 떠나다
<1권 작가의 말>
나는 나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우리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우리 동포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나는 일제 치하에서 태어났다. 해방 후의 혼란시대에 국민학교에 들어갔다. 6·25의 민족 참화가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았다. 탱크는 내 가슴 한가운데를 지나갔고 포탄은 내 혈관을 훑어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 나는 3·15를 마산에서, 4·19를 서울에서 맞이했다. 나는 거기서부터 자신의 소신으로 내 인생에 적극 참여했다. 혼돈의 민주화 정권을 거쳐 5·16 혁명이 일어났고 나는 군에 입대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산업화의 물결과 함께했다. 민주화의 과정도 눈으로 확인하였다. 눈부신 변혁의 세월을 체험하였다.
먹구름 속의 천둥이 우리의 혼곤한 잠을 깨웠다. 질풍노도와 격류는 우리의 기진한 삶을 벼랑으로 밀어붙였다. 따뜻한 햇볕이 비치는 동산도 있었다. 훈풍 속 꽃밭에 앉아 있기도 했다. 어느 한곳 몸을 숨길 데 없는 거친 황야를 헤매며 절망 속에서 울부짖기도 했다. 달콤한 열매를 푸짐하게 수확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한다. 내가 계획해서 이루어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그 변화를 이루는 거대한 기계의 보이지 않는 하나의 조그만 부속에 불과했다. 큰 손이 설계한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꼭두각시였다.
이것은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의 활기찬 산업시대에서 있었던 선박의 신조계약, 건조 과정 그리고 인도(引渡)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그릇일 뿐이다. 나는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우리 동포의 이야기를 그 그릇에 담으려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세계 속의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세계 역사의 어디쯤에 속해 있는가? 우리의 삶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그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나는 후배들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우리는 생각할 겨를이 없이 앞만 보고 일을 쫓아 달려왔다. 주변에 나타나는 변화를 이끌었다기 보다 그 변화에 끌려다녔을 뿐이다. 그러나 후배들은 다르다. 그들은 고뇌한다. 고뇌해야 한다. 주어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주어진 것들을 갈고닦아 보석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고뇌해야 하는 이유이다. 무엇을, 어떻게, 무엇으로 가꿀 것인가 하는 그들의 고뇌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들은 생각 없이 만들어진, 그들 삶에 던져진 혼돈의 유산을 정리하고 가다듬어 세상을 이끌 정돈된 문화로 재창조해야 한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우리의 앞날을 만들 그들의 고뇌를 말하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제1권이라고 부른다. 제1권에는 그릇에 관한 이야기가 줏대이다. 그릇들의 이름과 생성의 이야기이다. 제2권 제3권에서 그에 담길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허구이다.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의 이름이나 지명에 천착하여 실명을 찾으려는 짓은 쓸데없는 노력이 되리라 확언한다.
저자 황성혁
1939년 마산 출생(아버지 황명조, 어머니 조금련)으로 마산 월영초등, 마산중-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마산지역 문학서클 <백치> 동인에 참가해 활동했다. 이제하, 강위석, 송상옥, 박현령, 이광석, 추창영, 임혜진, 김병총, 김용복, 염기용, 조병무, 김만옥, 임혜자 등이 동인이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기계(현재 대우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1972-1989년 현대건설 조선사업부에 입사하여 Scott Lithgow 조선소에서 훈련, 초창기 런던지점- 뉴욕지점을 개설하고 런던 지점장을 역임한 후 선박판매담당 전무로 퇴사, 1990년에 황화상사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