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김순이 수필집 , 순이로운 그녀> 평설 이진숙 소설가순이, 그녀와 인연은 20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가 문학에 한창 목말랐던 시절이었다. 창원대학교 평생학습실에서 글쓰기 이론을 들었고, 연못 청운지와 대학 주변 찻집과 주점에서 꽁꽁 묻어둔 불씨를 지폈다. 어쩌다 솔솔 피는 연기에도 가슴 콩콩 뛰며 달떴다. 꿈을 품은 이들만이 짓는 표정을 나누며 우린 자주 행복했다. 그땐 그랬다.순이, 그녀가 수필집을 묶는다며 수줍게 원고 뭉치를 내밀었다. 20년이나 품은, 글 보따리를 마침내 풀어 보였다. 두렵고, 부끄럽다며, 무지 상기된 목소리로 출간 소식을 전했다. 무슨 일이나, 누구에게나 무한긍정의 그녀인데 자기 일은 신중하고 또 조심스러웠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엄지 척을 보내주었다.순이는 경상..
해설표영수 시집 큰골 가는 길>의 소실점-표영수는 소설가 표성흠의 누나이다. 동생이 보는 시인 누나는 어떤 시인인가 표성흠 (시인·소설가1. 시는 삶의 그림자이며 언어로 지어진 집이다. 시의 내용은 시인의 생각과 육성 그 자체이며 그 소리는 언어로 나타난다. 따라서 한 시인의 시집을 대하고 보면 그 인간과 삶의 궤적을 알 수 있다. 요즘은 이런 상식적 의미를 초월하는 주의주장이 너무 많아, 반드시 이 고전적 잣대로 시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일부러 이런 주의주장을 뒤엎는 해체 시들이 나돌고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정체불명의 시들도 판을 친다. 그렇다고 시가 송두리째 바뀌는 것은 아니다. 공자님은 일지기 ‘시삼백 사무사(詩三百 思無邪)’라 하여 ‘시 삼백 편을 읽으면 생각함에 사특함이 사라진다’하여 시의 ..

차례 서시 제1부 바람 이리 아쉬운 날 뜨개질 명약 빨래가 부러운 날 밭을 매다 보면 책 속의 나비들 칼갈이 콩나물을 다듬다가 빚쟁이 꽃집에 간다 오미자차를 마시다가 연을 날리다가 가을 차 맛은 바람 이리 아쉬운 날 목로주점 할아버지들 제2부 큰골 가는 길 낭수대 연가·1 낭수대 연가·2 달래강 휘파람 소리·1 달래강 달래강의 오리온 헌 신 붕어빵 그때 그 온기로 김장을 하다가 복숭아밭의 볼우물 보름달 그때 그 차 할머니의 땀방울 손주들·1 손주들·2 큰골 가는 길 Der Weg nach Keungol 제3부 하마 지금쯤 봄 오는 소리 하마 지금쯤 봄 오는 소리 봄의 서곡 삼월 사월에는 오월 유월 백합꽃 새하얀 날에 칠월 팔월 타는 대낮 가을 들판 가을 단풍 보라 가을 들판을 겨울나무 지금은 얼어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