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시조집을 낸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리해 둔 작품들을 놓고 고민하다가 10년의 공백기가 있었으니 두려운 마음으로 감히 내 놓습니다. 시조를 우리 일상생활에 배어 숨 쉬는 문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의 바쁜 삶에 쉼표를 찍어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가는 즐거운 꿈을 꿉니다. 2025. 3. 저자 드림 차례 시인의 말•5 제1부 삶의 무늬들 까치까치 설날에 16 기쁨과 보람의 날 17 봄의 서정 18 정월대보름날 아침 19 노老부부 20 계명성鷄鳴聲 21 폭염 22 지진地塵 23 석불石佛의 미소 24 곡우穀雨 무렵 25 색안경 26 로봇의 윤리 27 파워라인Power Line 28 패션쇼 29 백수의 일상 30 동네 구경 31 자주 말하면 32..
외딴집 한 채로 살아온 ‘어떤’ 내 얼굴―오하룡 시집 론 김동민(소설가•문학평론가) 1. 사계(四季)의 용(龍) 가운데 가장 용다운 용은 어느 용일까. 아마도 ‘여름용(夏龍)’ 일게다. 무릇 용이라고 하면 우선 물이 연상되고 또 물의 계절이라면 여름이 최고 제격일 테니까. 봄용은 아무래도 덜 성숙한 느낌을 주고 가을용은 소진해 가는 모습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꽁꽁 얼어붙은 얼음판 아래 갇힌 용은 상상만으로도 답답하다. 그에 비해 푸르게 넘치는 물속에서 마음껏 노닐거나 비상하는 용이야말로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 오하룡 시인 – 필자는 그의 6번째 시집 『내 얼굴』에서 그야말로 ‘용이 물을 만난’ 것과 같은 문(文)의 기(氣)를 느꼈음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십년 세월하고도 한 해를 더 벼르고 벼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