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시의 골목을 오랫동안 헤매었다 큰길로 나오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골목에서 만난 것들 그들은 작은 자연과 조촐한 빛이었다 그것들은 고요해서 찾기가 힘들었지만 동행해 준 뭉클한 슬픔기가 거들어 주었다 자연의 말 섞인 감성으로 시인의 말을 쓴다 시의 하늘 높고 쓸쓸하지만 영롱한 별이 되어 반짝이고 싶다 나의 시 내 영혼의 벗들에게 감사 드린다 이천십구년 팔월 김혜숙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시의 본색 아름다운 그대 장미의 시들 자연의 말씨 생각이 잡힐 때 시의 옷 원하는 말 우리집 장미 흙의 마음 그의 품 민들레 보고 먼 길 무지개 숨긴 구름 밥시간 벽오동(碧梧桐) 한 그루 제2부 달을 빌려 그대들 산(山) 벗 무꽃 홀로 젖는 시간 꿈엔들 너와 함께라면 측은지심 바닷가에서 봄이 걸어온다 환한 ..
│시선집을 내면서│ 뜻을 세우기는 쉬워도 그 문에 들어서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1992년 1월에 첫 시집 《새벽이 열릴 때》를 선보이고 9년 후 2001년 2월에 두 번째 시집 《바람과 구름이 스쳐간 자리》를 내었다 . 또 9년이 지난 2010년 1월에 3번째 시집 《아침햇살 머무는 자리》를 세상에 선보였는데 인생살이 80이 넘어서 새삼스레 시선집을 내게 되니 9년이란 세월이 내게는 우연이 아닌 숙명인가 싶다, 대부분 이미 발표한 작품들이지만 나의 심금을 울려주던 것들만 모아 보았고 살아 있는 날까지 아름다운 서정과 낭만을 가슴에 지니고 좋은 시를 쓰고 싶다. │차례│ 시선집을 내면서 제1부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리움 시인의 땅 장미 석류 꽃씨 하나 무인도 지리산 고목 꽃상여 우체국 단비 밤비 부모님..
│시인의 말│ 욕망의 성취를 위해 누구나 매진한다. 걷지 않고 뛰어야만 앞선다고 경쟁이 치열하다. 뛰는 자는 옆이나 뒤를 돌아볼 틈이 없다. 앞만 보고 내닫는 화살이다. 다들 그렇게 뛰며 산다. 아주 천천히 걷다보면 안 보이는 것도 보인다지만 오직 여기 현상에만 집착한다.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자유다. 갈림길의 선택도 자유다. 다만 그 선택에 따른 결과와 책임은 자기 몫이다. 운 좋아 으뜸 길에 올라 자만심을 흩날리는 사람과 인력시장에 하루치를 걸었다가 허탕치고 생라면을 씹고 앉은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고 현자賢者에게 물으니 모른다〔不識〕며 허공에 눈을 둔다. 다만 이 세상에 제일 불쌍한 성품은 어리석음〔愚癡〕이란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밝음과 어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