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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인선101
곡비(정삼희 시집)



내 생은 얼마나 곡진한 것이었는지

누굴 위해 목놓아 울어본 기억도 아스라하다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내 미지근한 나부랭이 시 몇 구절

타오르는 계절에 서둘러 유폐시킨다

차라리 겨울 살풍경을 꼭 껴안고 싶다

파리한 운명의 곡비라도 기꺼이 맞으리라

그렇게 오래 앓고 싶다


-저자의 '자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