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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 다른 동양적 사유관의 한 특징은 외부세계에 대한 관조의 체험을 통해 자아와 세계가 일체를 이룸에 있는데, 이는 불교 선종의 직관적 정묵관조(靜默觀照)의 태도가 그 바탕이 된다.

따라서 예술작품의 창작에 있어서는 응신관조(凝神觀照; 정신을 응집시켜 관조함)와 침사명상(沈思冥想; 깊고 아득히 생각함)과 같은 선 수행이 강조되고, 천상묘득(遷想妙得; 생각을 돌려 묘하게 득함)한 의(意)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관심을 두었다.

그런 경지에 이른 북송(北宋) 시대의 소식(蘇軾)은 그의 시 송참요사(送參蓼師)에서 다음과 같이 읆음으로서 시 선(詩禪) 합일의 묘를 유감없이 발휘 하였다.

 

시구가 묘하도록 하려면

비고 고요한 곳울 삻어하지 말라.

고요한 까닭에 뭇빈 것을 수용하고

비어있는 고로 만 가지 경계를 받아 들인다네.

(欲令詩句妙無压空且靜 靜故了群空 空故納萬境)

 

이는 묘법연화경 방편품(方便品) 제2에서 말하는 선정해탈(禪定解脫) 삼매심인무제(三昧深人無際)로서, 마음의 흐트러짐을 막고 조용히 진리에 정신을 집중하는 선정(禪定)과 집착을 벗어난 해탈, 자유의 정신을 의미한다. 나아가 이는 예술 창작의 무한성을 여는 길이고,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의 길이기도 하다.

 

근래 서양에서는 동양적 사유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데, 그 중심에 불교의 선이 존재함은 물론이다. 참으로 반갑고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일찍이 시 선 합일의 경지에 노닐던 많은 선인들이 그러햐였듯, 나날이 발전하는 우리 화중련에서도 이선유시(以禪喩詩; 선으로서 시를 비유함)하는 창작의 또 다른 지평을 여는 그런 날이 오길 이 산승(山僧)은 소박한 꿈 하나 가져본다.

 

<주요내용>

 

기획특집/생명시조

이승은 오승철 김복근 김세진 박권숙 이종문 강현덕 문희숙 김진희

생명시조론

이달균 김복근

 

제5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자 특집

최우림

 

역대수상자 특집

김교한 조종만 김춘랑 이수정 이우걸 홍진기 김정희 전 탁 박옥위 박영식 백승수 양원식 김연동 박필상 신동익 강호인 정해원 서일옥

 

시조가 있는 에세이

정목일 하길남 송명화

 

제24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자 소개

이말라 이영필

 

직전수상자 특집

염동근 하순희

 

다시 읽고 싶은 시조

장응두 이근배 박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