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천 시인의 사향(思鄕)의 진수(眞髓) -시집 《고향 가는 길에서》를 중심으로 오하룡(시인) 시인에 대하여 도리천 시인은 스님이다. 쌍계사 금당선원에서 참선 정진할 때 방석 하나가 다 떨어질 정도로 공부에 탐닉하기도 한(수필 《눈 속에 핀 칡꽃 3》) 골수 스님이다. 이런 인연으로 하여 10여 년 전 쌍계사 주지로 발령이 난 일이 있었으나 그는 끝내 사양하고 지금의 ‘약수암’에서 그대로 칩거를 고집하는 사실을 필자는 알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펴낸 시집(《섬 초롱꽃》, 《꽃처럼 향기처럼》)에서는 겸손하면서도 ‘스님’임을 내세우는 것을 조심스럽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 의외로 생각 했다. 자랑스러운 ‘시조 당선’ 사실도 약력에서 표시하는 것을 사양하는 모습을 보일 뿐 아니라, 자신의 거처지인 ‘약수암’의..
│책을 내면서│ 진주의 하늘 아래 살면서 또다시 남강물 흐름 위에 열여덟 번째의 조각배를 띄웁니다. 남강 변 칠암 들판에서 둥지를 틀고 농사지으며 써온 글들, 시조집 14권을 상재했으며 산문집으로 네 번째의 글들을 비망록(備忘錄)으로 엮었습니다. 1950년 6·25를 맞이하여 밟은 진주 땅에서 촉석루가 폭격에 불타는 것을 보아 온 안타까운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진주의 며느리가 되어 살아온 지도 일흔 해가 되었습니다. 이제 저문 날의 길목에서 생애에 잊지 못할 기억들의 흩어진 산문들을 찾아 모아서 나의 생을 뒤돌아보는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수필 몇 편과 최근의 기행문들, 경남일보·경남신문·문예지·일반잡지 등의 청탁으로 쓴 칼럼, 진주여성문학인회를 창립하면서 써 온 머리말들, 진주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