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책을 엮는 일에 진정 게을렀다, 이제, 해가 져도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불러 모아 밥상 앞에 앉히듯, 그간 지면에 발표된 시들 중에서 세 번째 시집을 엮는다. 제2집을 펴내고선 10년만이다. 시집을 펴내면 언제나 수줍은 부끄럼이 마음의 민낯을 덮는다, 그래도 또 하나 내 모습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 바로 문학의 길인 듯 하다. 이에 소망의 기도를 덧붙인다. 이 가난한 내 영혼의 편린들이 이 세상 그 누군가의 가슴에 한 가닥 작은 위안이 되고 따스한 치유의 손길도 될 수 있기를. 코로나 긴 터널을 어둡게 가고 있지만 어둠을 딛고 아침이면 어김없이 솟는 태양처럼 우리 인간의 일도 꼭 그럴 것이라 믿으며 따뜻한 희망의 기지개를 켜본다. 2021년 8월 무학산 자락 완월동에서 金 美 廷..
•시인의 말 제1부 제자리에는 나무가 있다│입춘 물소리에│목련꽃 피는 시간에는│그 이파리 속의 새소리│나무가 걷는 길에서│뜻밖에 만난 꽃눈들│문고리 때문에│모든 뿌리는│순간 잔영들을 위해│사는 길은 재회뿐│우둔한 나무 웃음│공중놀이│거기에도 별들은 제2부 내 안경 흐려지는 날│핀에 꽂힌 얼음 나비들│보이지 않는 소리│라이프 타월의 비밀│서로 질문하기│망설이는 눈웃음│찬물 건너던 당나귀들│윗변과 아랫변 차이│아포리즘에서 만난 햇발│별이 항상 빛나는 것은│사랑은 오직 하나일까 │잠시 쉬는 동안│휴대폰 고화질 동영상에는 제3부 에코 드라이빙 봐│우연 일치│검은 혀끝 삭히기│그냥 그대로 살아보면 아네│물그림자 없는데도│어떤 귀소歸巢│위선자│하얀 눈 내리는 날엔│동박새는 알아│더 멀리 두고도│멜랑콜리아의 늦가을│..
시인의 말/ 우리 겨례문학으로 남아있는 하나뿐인 우리시조. 쉽게 읽히면서 문학성을 놓지 않으려고 애 쓰지만 참 멀다. 우선 말부림이 그렇고, 부드럽고 자연스런 가락잡기가 그렇고, 상상력에 의한 애지음이 더욱 그렇다. 재미가 흥을 짝하여 읽는 이의 가슴에 잠깐이라도 쉬어가기를 소망하며, 밤잠을 설친 날들에 감사한다. 2020년 겨울 小井 홍진기 제1부 부르기 밤비 세월 앓이 봄 속사 배꽃 부봉산 봄놀이 내장 불장난 여항산 비구름 미투 자연 연습 시간 가을 손님 주남 저수지 꿈에 만난 고향 배나무 없는 배나무실 가을 단상 사월혁명 당산나무 보름달, 처녀꽃 나지라기 독백 봄뜻 개명고(改名考) 제2부 꿈꾸기 고독한 새 도랑물 배꽃 보자고 상사화 그리운 소리 말산리 고분(古墳) 시를 향한 고언 가을 꽃 그런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