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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약수암에서 수행중인 도리천 스님의 새 시집 “고향 옛 생각”이 나왔다. 근래에 와서 스님은 고향을 소재로 한 작품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3행 시조 연작시 “고향 가는 길에서”는 이미 동명의 시집과 잡지 등을 통하여 1,000편을 넘게 썼다. 그의 일관된 관심의 초점은 인생의 출발점이자 종료라고 할 수 있는 고향의 실체를 형상화하는데 평생을 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향이라고 하면 이제 진부하게 보고 고개를 돌리려 하는 이 소재에 대해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이 시집의 발문의 끝행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 ‘애독자 님이 제 시 읽어보고 마음 고요해졌으면 좋을 텐데’ 그는 마음을 비우고 있다. 고향에 몰두하는 것은, 고향으로 하여 사람들이 마음 비우고 고요하게 살기를 기원하는데 두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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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정년으로 강단을 떠나는 경상대 교수 강희근 시인이 퇴임 기념시집 “물안개 언덕”을 경남대표시인선 2번으로 펴내었다. 그에게는 열세 번째 시집이 된다. ‘일상의 사색이다. 그것들이 시의 달구지에 실려 돌아오고 있다. 시론도 형식도 체험도 정서도 일상의 등가물이다. 이 정도면 등가물의 축제다. 축제의 술잔이다.’ 강 시인의 이 시집에 대한 직설이다. 그가 몰고 오는 달구지는 시를 만재한 시 달구지다. 달구지가 화사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시를 만재로 꽃밭으로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 강희근 시인은 이번 시집을 축제의 술잔이라고 까지 자찬성 독백을 하고 있다. 그의 노련한 시 쓰기가 자신이 생각해도 어떤 경지에 이르러서가 아닐까 하는 짐작도 해보게 된다. 그는 어떤 소재이건 마음만 먹으면 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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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고영조 씨가 6년여 동안의 침묵을 깨고 신작 시집 ‘귀현리에서 관동리’를 상재하였다. 시집 제목에서 풍기듯이 이 시집은 자신의 출생지이며 고향인 창원의 귀현리와 지금 터 잡고 사는 김해 장유의 관동리를 소재로 회상과 관조 형식을 빌려 많은 부분 성장사의 편린, 전설 등을 형상화하고 있다. 고향인 귀현리는 창원시 서쪽 끝 마산을 바라보는 해변에 위치한 전통적인 어촌마을이었으나 공단으로 편입되면서 지금은 대기업 두산중공업 등의 공장이 들어서며 사라졌고 관동리는 김해시 장유면에 위치한 한적한 시골이었으나 창원의 배후도시로 급속한 도시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지금은 아파트가 밀집한 상징적인 변화를 겪은 지역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첫 시집 ‘귀현리’에서도 실향한 고향에 대한 집요한 관심을 보였으나 이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