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지리산 둘레길의 풍요로움과 풍광이 빚어낸 순정한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데만 목적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지리산 자락의 역사와 자연과 인간의 속살을 들여다 보는데 더 큰 존재론적 의미를 두었다. 오늘날의 문명 예찬론자보다 오랫동인 지리산 자락에 터전을 일군 사람들이 지리산과 더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길을 걸으면서 알았다. 그들은 숨길 수 없는 생명예찬론자이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만난 수많은 생명을 글감으로 채굴하고 상상하고 교감했지만 글로 탄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책상에 앉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새싹같은 글이 수없이 쓰러지기도 했다. 눈을 감고 뒤척이다보면 단어와 문장과 단락이 고통스럽게 어른거렸다. 이 책은 그 와중에 살아남은 글들이다. 그러면서 나도 어느새 길을 걸으면서 역사와 동시대..

책 머리에 추천의 말씀 제1장 석양에 드리워진 나의 긴 그림자 고인무부(古人無復) 불안했던 시기 학창시절 입산할 인연이 아니었던지 어린 천사들과 짧은 만남 최전방 군부대 근무 후덕부인(厚德婦人) 삭녕최씨는 떠나시고 권불십년 준비도 계획도 없이 혼사를 치르고 맞이하는 사람 없지만 발길이 머무는 곳 퇴직 퇴직후 산인으로 때가 되면 미련없이 막역했던 스님을 추모하며 제2장 재생처가 보였으나 할 일이 남아서 -병상 소고 코로나 19 예방접종 경상대학교병원 신경과 응급실 입원 성한 몸으로라도 입원하여 위급한 상태여서 간호사실 옆 병상으로 따님을 애타게 그리는 노인의 절규 10년 기른 수염을 깎고 수시로 곡성이 들려오고 콧줄을 달아 음식물을 투여하고 재생처가 보였으나 할 일이 남아서 한 고비를 넘기고 재활및 퇴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