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사는 동안 좋을 때는 선善이라 하고 나쁠 때는 악惡이라 부른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을 걸으며 좋은 말로는 꿈이라 하고 나쁜 말로는 욕망이라 말한다 하나씩 느린 더함이나 한꺼번에 더함으로 선을 긋기도 하고 동전의 양면처럼 야누스처럼 알지 못하면 미워하지 않을 잘 아는 친구처럼 알 듯 모를 듯 삶의 희로애락이 바람처럼 이슬처럼 문득문득 보였다가 사라지리니 정신을 다잡아 깨달을 지어다 구함보다 나눔이 우선이요 주고 베풀면 다시 돌아오리니 내가 분명히 말하길 웃음을 지으면 웃음이 오고 화를 던지면 화가 더하여 올 것이다 달다고 선뜻 삼키지 말며 허전하다고 함부로 채우려 들지 마라 툭 던진 말이 동그라미가 되고 파도가 되고 쓰나미가 되고 또 다른 그 바깥의 파문을 만드나니 무릇 네가 원하고 바라는 생각..
│책머리에│ 세월의 빠른 변화에 조금 늦은 감이 든다. 16년 전 첫 수필집 《광야를 꿈꾸며》 출판기념회에 오신 고마운 분들 중 애석하게도 우리 곁을 떠나신 분이 계신다. 2005년 가을, 신상철 은사님의 추천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문인》으로 등단했다. 은사님 별세 후 강산이 변한 11년 만에 두 번째 저서 《인생은 들녘에 핀 민들레》를 펴냈다. 2019 기해년 1월 발목 수술 후 무료한 시간이 아까워서 한 편씩 모은 글이 20편이 넘어 새로운 도전 정신으로 세 번째 수필집을 준비했다. 경자년 새해가 밝아오자 코로나-19라는 지구촌 재난이 국내에도 밀려들었다. 만남에 거리를 두면서 명석치 못한 머리로 지난날을 돌아보며 한 편씩 썼던 것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착하고 평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