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글빚 어떻게 갚을까 오하룡 다섯 번째 『작은문학』을 낸다. 원고료를 주지 못한다는 양심의 가책 때문에 당당하게 청탁을 못하고 있다. 많은 문학지들이 원고료를 못주면서 책을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문학』만 원고료를 못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주눅들 것 없이 당당하게 청탁하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나라는 사람은 그런 철면피가 못된다. 그야말로 비굴할 정도로 저자세가 되어 잡지 입장을 이해하는 친한 분들에게만 부탁하여 매번 지면을 메꾸고 있다. '다시 읽는 작품'이나 '다시 읽는 명작'이라 하여 그런 부담없이 실을 수는 없다. 저작권 시효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다고 하여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모두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번호에는 특히 신문에서 모..
책│머│리│에 환경오염, 문단오염 이상개 오랜만에 고향엘 갔다. 고향은 자꾸자꾸 변해 가고 있었다. 시골 구석이었던 내 고향땅, 은어가 올라오던 맑은 시내, 키큰 포플러 나무, 꾸불꾸불 이어가던 들길, 소 풀 뜯으러 오르내리던 뒷동산……. 시냇물가엔 시멘트 방축으로 쌓였고 악취를 풍기는 오폐수가 흘렀다. 포플러 나무는 온데간데 없고 은행나무나 벚나무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었다. 논밭도 들길도 흔적 없고 주택지, 상업지, 아파트 단지 할 것 없이 온통 건물들로 꽉 들어차버렸다. 뒷동산의 나무들은 울창하긴 했어도 등산객이나 약수통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로 붐비기만 했다. 더욱 유감천만인 것은 인심이 아주 변해버린 점이었다. 상전벽해라는 게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환경이 변해서 사람이 변하는 건지, 사람..
책│머│리│에 가을호 발간에 즈음하여 신상철 가을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다. 하늘이 저만치 높푸르고 햇볕이 다사로우며 바람이 한결 소슬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때 『작은문학』 가을호가 세상에 나간다. 금년 봄에 창간되어 여름호를 거쳐 그 3호가 되는 셈이다. 가을을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 한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이 가을에 『작은문학』이 여러분 곁으로 가서 여러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요즈음은 영상매체를 보고 즐기느라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점차 좁혀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말이 살찌는 이 가을에 사람들도 살이 쪄야 한다. 사람의 살은 신체적인 살보다 정신적인 살이 더 바람직한 것이다. 정신적인 살을 찌게 하는 길은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책을 읽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