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궁핍의 상황과 삶의 열망 임신행 멀쩡했던 가정들이 한순간에 허리가 꺾여 신음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나라는 온통 궁핍과 절망으로 허우적거리고 있다(가진 자는 더 흥청망청 재미를 보다 못해 즐거운 비명이고……). 북녘은 북녘대로 남녘은 남녘대로 무진 속에 내리는 찬비를 맞고 있다. 한 마디로 참담하다. 앞이 보이질 않는다는 말이다. 가진 자들은 밖으로 빠져 달아나 가진 만큼 큰소리 치니 뜻있는 이들이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는 딱한 실정이다. 견디기 어려운 시대나 민족 상잔의 그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이라는 것이 앞에 놓여 국민 모두가 의연하게 어려움의 고개를 거슬러 왔다. 지금은 그때와는 너무나 이질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그것은 빈익빈 부익부에 의해 앞이 보이질 않는다는 말이다. 하..
책│머│리│에 뒤늦게 신년호를 내면서 오하룡 책을 약속대로 제때에 못내 송구스럽습니다. 『작은문학』은 돈되는 것이 되지 못합니다. 도서출판 경남의 바쁜 일이 걸리면 어쩔 수 없이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형편을 당연시하는 건 아닙니다. 어려운 사정에 대한 이해를 바랄 따름입니다. 뻔뻔스럽습니다만 앞으로 겨울호 제작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됨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문학 연간집이나 학교 교지 등이 지역출판사의 일 중에서 비교적 비중이 큰 일인데 이들 일이 겨울 연말년시에 몰리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작은문학』이 제때 간행되도록 하는 노력에는 딴 말이 있을 수 없음을 다짐해 둡니다. 이번 신년호에는 제한된 지면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하다 보니 갈등을 겪습니다. 신작도 ..
책│머│리│에 박경수 선생의 평론 한 편 오하룡 문학인의 길을 생각할 때가 있다. 문학을 전업 삼아 매진하는 사람은 아직 우리 나라에선 많은 것 같지 않다. 짐작으로 몇 사람은 되는 것 같지만 그 밖에는 전업이라 하더라도 아예 다른 쪽이 기반이 있던가 아니면 생활의 파탄을 각오하고 나선 사람이 아닐까 한다. 이밖의 대다수 문학인들은 생활인으로서 생업과 병행하여 문학의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판매 부수를 내세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떴다가 지금은 어디쯤 가라앉아 버렸는지 보이지도 않은 문학인의 후일담이 궁금할 때가 있다. 간간이 이름이라도 볼 수 있는가 하면 그처럼 뜨던 사람이 어쩌면 그렇게도 침잠해 버렸을까 새삼 의아스러울 때가 있는 것이다. 지금도 뜨고 있는 문학인들이 있다. 신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