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머│리│에 이런 때일수록 좋은 친구는 책밖에 없다 오하룡 지난호의 내용 중에서 특히 노산의 「無常」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잘 읽었다는 인사가 있었다. 개중에는 처음 읽었다는 분도 있었고 언젠가 읽은 적이 있는데 다시 읽으니 더욱 새롭더라고도 하였다. 그러면서 한결같이 하는 말은 역시 노산의 비범함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결같이 하는 말은 역시 노산의 비범함에 관한 것이었다. 어쩌면 그리도 동서고금에 통달할 수 있겠느냐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無常」한 편으로도 『작은문학』이 큰 문학의 구실을 톡톡히 했다는 찬사는 기분 좋은 격려였다. 어떤 학자는 노산에 관한 연구를 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참이었다고 한다. 몇 군데 도서관을 뒤졌으나 원본을 보관한 곳은 없었고 복사한 것을 보관한 곳이 있었는데 그..

책│머│리│에 궁핍의 상황과 삶의 열망 임신행 멀쩡했던 가정들이 한순간에 허리가 꺾여 신음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나라는 온통 궁핍과 절망으로 허우적거리고 있다(가진 자는 더 흥청망청 재미를 보다 못해 즐거운 비명이고……). 북녘은 북녘대로 남녘은 남녘대로 무진 속에 내리는 찬비를 맞고 있다. 한 마디로 참담하다. 앞이 보이질 않는다는 말이다. 가진 자들은 밖으로 빠져 달아나 가진 만큼 큰소리 치니 뜻있는 이들이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는 딱한 실정이다. 견디기 어려운 시대나 민족 상잔의 그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이라는 것이 앞에 놓여 국민 모두가 의연하게 어려움의 고개를 거슬러 왔다. 지금은 그때와는 너무나 이질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그것은 빈익빈 부익부에 의해 앞이 보이질 않는다는 말이다. 하..

책│머│리│에 뒤늦게 신년호를 내면서 오하룡 책을 약속대로 제때에 못내 송구스럽습니다. 『작은문학』은 돈되는 것이 되지 못합니다. 도서출판 경남의 바쁜 일이 걸리면 어쩔 수 없이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형편을 당연시하는 건 아닙니다. 어려운 사정에 대한 이해를 바랄 따름입니다. 뻔뻔스럽습니다만 앞으로 겨울호 제작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됨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문학 연간집이나 학교 교지 등이 지역출판사의 일 중에서 비교적 비중이 큰 일인데 이들 일이 겨울 연말년시에 몰리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작은문학』이 제때 간행되도록 하는 노력에는 딴 말이 있을 수 없음을 다짐해 둡니다. 이번 신년호에는 제한된 지면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하다 보니 갈등을 겪습니다. 신작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