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시학 —열 편의 시를 통해 살펴본 인간의 감정과 그 양상 김동원 문학평론가 1 오규원은 그의 시속에서 “나는 한 女子(여자)를 사랑했네”라는 고백을 앞세운 뒤, 그 여자를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女子”라 칭한다. 물푸레나무의 한 잎이란 얼마나 작고 미미한 것인가. 그러나 그의 눈에 그 한 잎에는 ‘맑음’과 ‘영혼,’ “순결과 자유”가 담겨 있었다. 때문에 한 여자를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은 여자라 칭했을 때 우리는 그가 한 여자에 대해 가진 사랑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 받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오규원은 동일한 시에서 사랑하는 그녀를 동시에 “病身(병신) 같은 女子”(오규원, 「한 잎의 女子」)라 칭한다. 병신이란 말은 사랑에 어울리기 보다 혐오의 언어가 될 위험이 크다. 하지만 그것은..
술이부작((述而不作)과 망작((妄作) 전 문수 (창원대학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종래의 우리들 소박한 서정 문학론이 감당해야 할 현대 과학 이론들이 그물망처럼 얽혀 문인들을 조여 오고 있다. 철학분야도 아니고 미적 가치영역의 문학에 과학이론이라니 좀 엉뚱스럽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미 과학이 철학분야까지 다 점령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하고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제 학문은 분화가 아니고 다시 융합으로 들어선지 오래다. 요즈음 우주의 구성원리나 변화원리에 대한 기존 이론들이 새롭게 재해석 되고 있다. 여기에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카오스 이론, 프랙탈 이론, 특히 근래의 행위자연결망 이론 등등 깜짝 놀랄 첨단 물리학에 기초한 과학기술의 발전 이론은모든문화영역에거대한영향력을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