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작은문학 13호의 의미 오하룡 『작은문학』 13호를 내보낸다. 햇수로는 5년째에 접어든다. 약속대로 결본없이 냈다면 17호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그런 실적이 못된다. 그런데도 왠지 지금 내딴에는 숨이 가쁘다. 보는 분들은 예사로 보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숨가쁘게 뛰어왔다. 그래서일 것이다. 남보다 폐활량이 크지도 않고 체격 따위도 뛰기에 알맞게 다져지지도 않았다. 애당초 뛰기 경주에는 적합치 않는 신체 조건이다. 그렇다면 아예 나선 자체가 무리라는 결론이 날 법도 하다. 계면쩍은 미소를 지으며 찬물이나 한 잔 벌컥벌컥 마신다. 그러다가 주춤주춤 대열에서 이탈하여 으슬렁으슬렁 사라지면 된다. 얼마나 많은 이런 류의 행동을 우리는 보아왔던가. 내가 그런 낙오의 대열에 끼인다고 별로 ..
책│머│리│에 작은 울림이라도 있기를 오하룡 새세기라고 모두 들 떠 있다. 그러나 본지는 차분하게 오래된 한 작품을 음미하며 이번호의 의미로 삼을까 한다. 19세기 러시아 소설가 리에스코푸의 「어느 명절날 생긴 일」에서 보여주는 사회상이 어쩌면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그런 것인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리에스코푸는 백수십년 전 그때 이미 인간내면의 선과 악의 구조를 정확히 들춰보려 애쓰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오늘날에도 복수가 무서워 범죄자를 신고하거나 증인서기를 꺼리며 이러므로 해서 사회악을 방치하는 모순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 요즘 급격히 문제시되고 있는 파이낸스 사태를 보면 어찌 이럴 수 있는가 싶은 것이다. 책임질 수 없는 행동을 버젓이 백주에 저질러도 책임질 아무도 없..
책│머│리│에 부질없는 군소리 오하룡 문학잡지를 시작한 이상 이왕이면 화끈하게 하라는 주문이 있다. 신작특집 하나라도 구태의연하게 편집하지 말고 좀 실험성이 돋보이고 참신한 작품을 골라 실으라는 것이다. 그들이 볼 때는 답답해 보이는 모양이다. 그들이 『작은문학』을 생각하고 그 잡지를 만들어내는 누구를 생각해서 진정으로 하는 고마운 권고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야만 독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잡지에 대한 인식도 좋아져 어쩌면 잡지 덕을 보게 되는 흥감한 뜻밖의 상황에 이르리란 것도 모르지 않는다. 이런 주문은 굳이 『작은문학』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문학지라면 모두 적용되는 것으로,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결코 만만치 않은 난제 중의 난제이다. 『작은문학』이야 아시다시피 무리다싶게 이끌어 가고 있으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