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두 사람의 영별을 보며 오하룡_시인, 주간, gnbook@hanmail.net 나이 탓일까. 예사로 보이던 죽음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 위치에 이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죽음의 모습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죽음은 언젠가 맞이해야 할 자신의 죽음의 예고가 아닐 수 없으니 그럴 것이다. 최근 비교적 가깝게 지낸 문인 두 분의 죽음을 지켜보았다. 한 분은 최근에 영별의 손을 흔든 분이고 다른 한 분은 한동안 연락이 없어 궁금해서 전화를 했더니 고인의 부인이 전화를 받으면서 지난해 12월 13일 별세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굳이 이 자리에서 익명을 쓸 필요도 없으리라. 한 분은 지난 6월 13일 장례를 치른 정규화 시인이고 다른 한 분은 돌아가신 지 벌써 반 년이 지난 권..
책│머│리│에 藝技와 文精 전문수_문학평론가, 창원대학교 명예교수 예기란 예술적 기예를 말한다. 문정이란 문학정신을 축약한 말이다. 한 문학가를 문예와 문도의 두 측면으로 나눈다면 전자가 기예일 것이고 후자는 문학적 인격일 것이다. 시인이라면 시적 기예 즉 시예(詩藝)와 시적 정신, 즉 시도(詩道)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고 소설가라면 소설적 기예나 산문적 정신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어떤 예술가, 어떤 문인에게 바람직한 기대를 한다면 이 두 측면을 다 만족하게 조화시키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인간이 먼저 되고 예술을 해야 한다든가, 사람이 되고서야 시를 써야 한다든가하는 말을 흔히 듣는 것은 오직 예술적 기술자이기에 앞서 잘 인격적으로 수양되어 인륜적 덕성이나 도덕을 지니기를 바라..
책│머│리│에 글쓰기의 어려움 오하룡_시인, 주간, gnbook@hanmail.net 요즘 들어 글쓰기의 어려움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 기억에 의존하다 보면 자칫 진실을 놓치고 나도 모르게 허구를 앞세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해 나는 『마산문학』(29호)에 고 정진업 선생의 회고담을 쓴 일이 있다. 물론 쓰고 나서 나름대로 퇴고도 하고 여러 번 읽기도 하였다. 그런대로 사실을 제대로 쓴 것으로 생각하였다. 선생이 별세한 지 사반세기 가까이 되었으니 주저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확인이 쉽지 않으니 기억에 의존하여 쓸 수밖에 없었다. 부실이 예견되는 상황이었으나 모험을 했던 것이다. 선생이 별세했을 때 정신없는 유족을 돕는다고 인곡공원묘원 현지답사도 누군가와 함께하였다. 그때는 승용차가 흔치 않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