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머│리│에 또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오하룡_시인, 발행인 참 힘들게 헐떡이며 여기까지 이르렀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출판사가 여유 갖기는 힘들고 그런 만큼 출판사에 기대고 『작은 문학』을 펴내는 일을 계속하는 일도 벅차고 힘들 수밖에 없다. 출판사가 허리 펴게 되려면 책이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어 많이 읽혀주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독서풍토가 영 시원치 않다. 출판사마다 책이 안 팔린다고 아우성이다. 서울 지역의 유명출판사들은 그래도 규모나 내용면에서 독자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저자들을 확보하고 거기에 합당한 책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타령을 하니 그래도 희망이라도 있어 보인다. 지방 외진 곳에 있는 도서출판 경남은 이제 20여 년의 역사가 뒷받침 되어 제법 알려지기는 했으나 거기에 비례할 만한 저작물을 갖추..

책│머│리│에 두 사람의 영별을 보며 오하룡_시인, 주간, gnbook@hanmail.net 나이 탓일까. 예사로 보이던 죽음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 위치에 이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죽음의 모습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죽음은 언젠가 맞이해야 할 자신의 죽음의 예고가 아닐 수 없으니 그럴 것이다. 최근 비교적 가깝게 지낸 문인 두 분의 죽음을 지켜보았다. 한 분은 최근에 영별의 손을 흔든 분이고 다른 한 분은 한동안 연락이 없어 궁금해서 전화를 했더니 고인의 부인이 전화를 받으면서 지난해 12월 13일 별세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굳이 이 자리에서 익명을 쓸 필요도 없으리라. 한 분은 지난 6월 13일 장례를 치른 정규화 시인이고 다른 한 분은 돌아가신 지 벌써 반 년이 지난 권..

책│머│리│에 藝技와 文精 전문수_문학평론가, 창원대학교 명예교수 예기란 예술적 기예를 말한다. 문정이란 문학정신을 축약한 말이다. 한 문학가를 문예와 문도의 두 측면으로 나눈다면 전자가 기예일 것이고 후자는 문학적 인격일 것이다. 시인이라면 시적 기예 즉 시예(詩藝)와 시적 정신, 즉 시도(詩道)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고 소설가라면 소설적 기예나 산문적 정신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어떤 예술가, 어떤 문인에게 바람직한 기대를 한다면 이 두 측면을 다 만족하게 조화시키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인간이 먼저 되고 예술을 해야 한다든가, 사람이 되고서야 시를 써야 한다든가하는 말을 흔히 듣는 것은 오직 예술적 기술자이기에 앞서 잘 인격적으로 수양되어 인륜적 덕성이나 도덕을 지니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