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藝技와 文精 전문수_문학평론가, 창원대학교 명예교수 예기란 예술적 기예를 말한다. 문정이란 문학정신을 축약한 말이다. 한 문학가를 문예와 문도의 두 측면으로 나눈다면 전자가 기예일 것이고 후자는 문학적 인격일 것이다. 시인이라면 시적 기예 즉 시예(詩藝)와 시적 정신, 즉 시도(詩道)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고 소설가라면 소설적 기예나 산문적 정신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어떤 예술가, 어떤 문인에게 바람직한 기대를 한다면 이 두 측면을 다 만족하게 조화시키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인간이 먼저 되고 예술을 해야 한다든가, 사람이 되고서야 시를 써야 한다든가하는 말을 흔히 듣는 것은 오직 예술적 기술자이기에 앞서 잘 인격적으로 수양되어 인륜적 덕성이나 도덕을 지니기를 바라..
책│머│리│에 글쓰기의 어려움 오하룡_시인, 주간, gnbook@hanmail.net 요즘 들어 글쓰기의 어려움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 기억에 의존하다 보면 자칫 진실을 놓치고 나도 모르게 허구를 앞세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해 나는 『마산문학』(29호)에 고 정진업 선생의 회고담을 쓴 일이 있다. 물론 쓰고 나서 나름대로 퇴고도 하고 여러 번 읽기도 하였다. 그런대로 사실을 제대로 쓴 것으로 생각하였다. 선생이 별세한 지 사반세기 가까이 되었으니 주저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확인이 쉽지 않으니 기억에 의존하여 쓸 수밖에 없었다. 부실이 예견되는 상황이었으나 모험을 했던 것이다. 선생이 별세했을 때 정신없는 유족을 돕는다고 인곡공원묘원 현지답사도 누군가와 함께하였다. 그때는 승용차가 흔치 않을 때..
책│머│리│에 처음 알려진 문덕수 선생의 동란 전후 오하룡_시인, 주간, gnbook@hanmail.net 이번 호에는 귀한 일화 하나를 소개하는 것으로 머리글로 삼을까 한다. 우리 문단의 원로이며 학계와 평단, 시단을 통 털어 석학으로까지 불리는 우리 고장 출신 원로 시인 문덕수 선생에 대해 평소 궁금한 게 있었으나 해소할 기회가 없었다. 그것은 필자가 마산에 살고 있어서인지 선생께서 마산상고에 재직하시면서 『흑상아』라는 동인지를 내시고 했다는데 어떤 연유로 그때 마산에 계셨던가 하는 부분이었다. 워낙 과묵하신 분이라 선생께서 직접 밝히지 않으면 이런 부분은 영원히 묻힐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자리에서 그 궁금한 부분을 극적으로 해소하는 계기가 이루어졌다. 그 부분뿐만 아니라 동란 전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