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구상 선생 생각 오하룡 이번 호에는 우선 구상 선생 추모지면을 마련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구상 선생을 한 번도 직접 만난 일이 없습니다. 몇 해 전 어떤 단체서 모셨는지 모르지만 강연 차 마산에 오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인사드릴 일이 있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너무 둘러싸고 있어 그만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경우 목적 달성을 위해 비집고 다가가서 인사를 잘 챙기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매번 이런 상황이면 물러서고 마는 버릇이 있습니다. 내가 책을 증정했을 때마다 선생께서 엽신으로 몇 차례 답신을 주신 일이 있어서 인사를 드렸다면 이름 정도는 기억했을 수도 있을 텐데, 아쉬움이 한동안 남아 있었습니다. 통 모르는 사이라도 내가 누구라고 억지로 이름을 알리려고 하는 사람도 많은데 혹시 이..
책│머│리│에 아! 이리도 그립고 사무친 얼굴 임신행 세월의 숲 속에 들어서서 세월의 숲을 거닐어 보면 어디 그리운 사람이 한두 사람이겠는가마는 필자의 비좁은 가슴에 묻어 놓고 유독 그리워하는 사람이 한 사람 있다. 사는 것이 혼란스러운 요즘은 문득 문득 그리워지는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이름은 안정효(安丁孝)! 60년대 입학하기 그렇게 녹록치 않은 부산사범학교(釜山師範學校)를 졸업한 재원이다. 그는 숨은 교육자요, 민족주의자요, 생명주의자요, 시인이었다. 필자는 그를 이승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격랑의 세월의 징검돌을 징검 징검 건너 온 때를 더없이 행복하게 생각한다. 60년대에서 70년대를 거슬러 80년대까지 잘 건너오다가 그는 필자의 어깨동무가 버거웠던지 십여 년 전에 어깨동무를 풀고 이승의 강을 ..
책│머│리│에 현대시협 마산 행사를 보며 오하룡 지난 8월 말 30, 31일 양일간 마산에서 현대시협 세미나가 있었다. 지난 84년 4월에 이미 마산에서 한 차례 개최된 바 있었으므로 이번이 두 번째인 셈이다. 1971년 현대시협 창립 이후 거의 해마다 세미나가 개최되어 왔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고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춘천과 마산이 두 번씩 개최된 걸로 현대시협 약사는 밝히고 있다. 한 지역에 두 번씩이나 개최된 것은 특별한 연고가 아니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마산의 두 번 개최는 역대 회장 가운데 현대시협의 산파역을 맡았고 7대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고문역을 맡고 있는 원로 문덕수 시인을 비롯하여 8, 9대 회장을 역임한 원로 이원섭 시인, 그리고 직전 16대 회장을 맡은 ..